[월요신문 안소윤 기자] 국정감사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때아닌 ‘예의’ 논란에 흔들리고 있다. 진지하고 의미 있게 진행돼야할 국감에서 일부 의원들의 기준을 잃은 말과 행동이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지난 17일 국정감사에서는 강창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A씨와 문자를 주고받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문제는 ‘문자 내용’에서 발생했다. A씨가 보낸 문자는 ‘형님! 너무 강하게 밀어 붙이고 있다고 합니다. 새로운 도정에 대한 기대와 용기도 심어 주 수 있도록 부탁합니다’라고 돼 있고, 이에 대해 강 의원은 ‘무어라고 좋게 했지 너를 보아서...’라고 답했다.

언뜻 보면 형제간 우애가 느껴지는 문자 내용이지만, 그 상황은 매우 부적절했다. ‘사석’이 아닌 그 어느 때 보다 냉철해야할 국감이 진행되는 도중에 발생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형님! 너무 강하다’, ‘너를 보아서’ 라는 문구는 ‘국감 봐주기’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시기에 맞지 않은 예의 ‘가득’ 문자가 국감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마저 들게 한 것이다.

얼마 못가 또 다른 형태의 ‘예의’ 논란도 불거졌다.

설훈 새정치연합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익장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설 의원은 낙하산 인사 의혹을 받은 윤종승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에게 “노익장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나이를 거론하며 여야 설전에 불을 지폈다.

윤 감사가 ‘노익장’을 처음 들었다고 하자 설 의원은 의미를 설명하며 한국 사회에서 정년은 60세 전후라는 사실을 일깨웠다. 이어 설 의원은 “정년이라는 제도를 왜 뒀겠나. 인간이 연세가 많으면 판단력이 떨어져 쉬게 하는 것이다. 79세면 은퇴해 쉬는 것이 상식에 맞다”며 윤 감사의 나이를 문제 삼았다.

 

 

 

 

   
▲ 정경팀 안소윤 기자.
이와 관련 새누리당 측에서는 ‘노인 폄하발언’이라며 즉각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설 의원은 “의도적으로 왜곡해 호도하지 말라”며 “마치 본 의원이 고령이면 모든 노인이 은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처럼 발언의 본지를 왜곡시키고 있다”고 반박했다. 설 의원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여당 측의 비난 후폭풍은 멈추지 않았다.

뭐든간에 있어 넘치거나 모자라는 것은 안 좋은 법이다. 정치권 역시 예외는 없다. 상황에 여의치 않고 ‘형님’부터 ‘노인’까지 기준을 넘나든 발언은 국회에 대한 신뢰감만을 떨어트릴 뿐이다. 개인적 감정에 연연하기 보단, 냉철한 판단을 기반으로 국정감사에 걸맞는 적당한 선을 지킬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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