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최근 수수료 인하는 말로만 하고,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소비자 불만이 터져 나왔다. 최근 인하한 CD/ATM 수수료인하는 총수수료 수입의 1%미만으로 인하 시늉만 한 것으로 외국보다 터무니 없이 비싼 과도한 수수료체제와 이익수익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소비자연맹(www.kfco.org, 회장 이성구, 이하 ‘금소연’)은 은행들이 여전히 소비자들의 수수료 인하 요구에 총수수료 수입의 1%미만의 인하 시늉만 한 채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은행들이 소비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무관심으로 대응한다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현재의 담합적 구조를 경쟁적 구조로 바꾸던지 소비자들이 뭉쳐 행동으로 소비자의 힘을 보여줄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국내 4대 은행의 경우를 보면, 총수수료수입 중에서 3.7%에 해당되는 CD/ATM 이용수수료의 일부만 인하하여 전혀 체감되지 않는 수수료 인하 시늉으로 지금까지 버티어 오고 있는 등 어려운 서민경제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배만 불리며, 명퇴 잔치, 이익잔치, 보너스 잔치, 이익 감추기 등의 구태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올해 1조 4천억 정도의 예상 수수료총수입 가운데 CD/ATM 이용수수료 수입인 524억 원의 일부를 인하한 것으로 이는 전체 수입수수료 중에서 3.78%에 해당되는 CD/ATM 수수료 부분에 대한 일부 인하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올해 9천8백억 정도의 예상 수수료총수입 중에서 CD/ATM 이용수수료 수입인 383억의 일부를 인하한 것으로 이는 전체 수입수수료 중에서 3.90%에 해당되는 CD/ATM 수수료 부분에 대한 일부를 인하한 것에 지나지 않은 것이며, 우리은행은 총수수료 수입가운데 3.96%의 일부, 하나은행의 경우 총수수료 수입가운데 3.18%의 일부, 외환은행은 총수수료수입 가운데 2.84%의 일부, SC제일은 총수수료 수입가운데 2.19%의 일부, 씨티은행은 총수수료 수입가운데 0.05%의 일부를 인하한 것에 지나지 않는 조치였다.

이렇듯 국내 주요은행의 수수료 인하가 자신들의 수수료 총수입의 1% 미만의 수수료 인하 시늉을 한 것에 지나지 않고 있다. 이는 금융소비자와 서민들의 목소리에는 관심조차도 없음을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로 이제 은행들에 대해서 서민, 소비자 정책은 기대도 할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은행 고객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인 자동화기기 현금인출 수수료는 은행별로 500원에서 1,000원에 달하고 있으나, 이에 비해 미국 씨티은행, 영국 바클레이즈은행 등의 글로벌 은행은 자기 은행이나 다른 은행, 영업시간이나 시간 외를 막론하고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주거래은행 창구를 이용한 계좌이체도 국내은행들은 인건비 등의 명목으로 최대 2천원까지 받는 데 반해 이들 해외은행은 자기 은행 지점간 계좌이체는 모두 무료로 하고 있다. 더구나 은행들이 매년 떼가는 펀드 판매보수는 가입액의 1% 가량으로 선진국의 2배를 훨씬 넘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금융소비자들의 요구에는 개별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은행연합회를 앞세워 담합적 영업 행태를 의심하기에 충분할 만큼 유사하게 대응하면서 서민들의 요구를 무시해 오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은행들이 책임을 회피해 오고 있는 행태야말로 한심하고 책임 없는 경영을 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은행연합회는 은행들의 선봉대와 방패막이 역할을 하며, 서민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국민적 폐혜를 유발하는 조직이므로 소비자입장에서는 존재의 이유가 없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금소연 측은 "은행연합회는 은행의 의견을 대변한다는 허울 하에 은행들의 펀드이자 편취와 반환문제, 근저당권 소송, 수수료 인하 등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봉쇄시키는 비도덕적인 행위에 앞장서는 이기주의적 조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국민경제적 차원에서 진정한 금융산업을 대변하는 조직으로 탈바꿈 하기를 요구한다"면서 "금융감독 당국도 은행의 담합적 영업행위를 더 이상 묵인 방조할 것이 아니라, 경쟁적 시장체제가 이루어지도록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증권사, 보험사들과도 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시장경쟁 구도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금소연의 조남희 사무총장은 “국내 은행들이 허가권을 담보로 서민을 상대로 한 대출이자와 수수료로만 이익을 창출한다 할 정도로 과다하게 수익을 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이러한 행태를 반성한다면 현재와 같은 모습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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