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당국의 고배당 자제 권고에도 불구하고,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이,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배당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4월 천억원을 배당한 데 이어 지난 7일 또 다시 1천299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이번 배당은 지난 1983년 씨티은행의 전신인 한미은행이 설립된 후 가장 큰 규모인 데다 연말 결산이 이뤄지기 전에 이뤄진 것이어서 업계에서도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만 2301억원의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번 고배당 자금이 씨티금융지주를 거쳐 미국 씨티그룹 본사로 들어 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 4월에도 씨티가 결정한 1천2억원의 배당금 중 80%인 800억원은 미국 씨티그룹으로 넘어갔다.

금융권의 높은 배당에 대한 여론의 시선이 따가운 상황에서 씨티은행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림에 따라 일각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이 경제시스템에서 차지하는 공공적 역할을 감안할 때 자본 건전성이 중요하다"라며 "자본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배당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의 모럴헤저드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금융당국은 자제와 양보를 요청했고, 국내 은행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각종 수수료를 낮추고 배당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한편 그동안 국내 금융당국은 국내 은행들만 쥐고 흔들뿐,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계 기업에는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더 터라, 이번 씨티은행의 결정에 당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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