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힐, 켄트, 보그 등의 담배를 판매하고 있는 외국계 회사 BAT코리아가 소매점에서 파는 담뱃값을 4월 28일부터 8% 인상(기존 2500원에 2700원으로) 한다고 밝히고, JTL코리아도 5월 4일부터 인상키로 하면서 이에 따른 파장이 만만치 않다.

 


 
엽연초생산협종조합중앙회(이하 연협중앙회)는 지난 4월 26일 오전 대전광역시 대덕구 덕암동에서 잎담배 경작 농민 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BAT코리아 담배인상가격인상 규탄 집회'열고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연협중앙회는 BAT코리아가 이번에 담배값 인상을 하면서 "2005년 대비 담배잎 가격이 60%, 인건비 30% 가량 상승하면서 최근 2년간 영업이익이 34%나 감소했다"며 "이번 인상은 원자재값 상승과 물가인상률에 따른 불가피한 가격 인상"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이들의 명분이 허구임을 그들의 재무제표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0년 BAT코리아의 재무제표 상 국내 매출이 5,870억원을 올렸으나 1,105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았다고 하는데, 국내외 담배회사의 평균 영업이익율이 20~30%임을 고려할 때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BAT코리아의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매출원가가 5,801억원으로 매출원가율이 98.8%인데, 이는 국내에서 영업하는 다른 담배회사의 매출원가율 40%와 비교해 볼 때 엄청나게 높은 수치여서 이 또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집회에 참석한 오세권 광주엽연초생산협동조합장은 "국내 잎담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외국 담배 판매가 급속히 늘어나 걱정이다"며 "잎담배 경작농민의 생계를 파탄시키고 국부 유출을 서슴지 않는 외국 담배회사의 파렴치한 가격 인상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연협중앙회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지난해 122억의 당기순이익을 한 푼도 남김없이 모회사에 배당금으로 지급함으로써 국부를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협중앙회는 BAT코리아가 원가부담 등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담배가격을 인상하겠다는 것은 인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의 어려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배만 불리겠다는 비윤리적인 행태로, 이번 가격 인상안을 스스로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연협중앙회는 또 국내 대표 담배 제조사인 KT&G가 매년 매출액의 2% 수준을 사회공헌 활동에 사용하는 것과 비교해 BAT코리아는 지난 2009년 매출액 대비 기부금이 0.04%에 불과하는 등 사회환원 실태가 형편없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002년 BAT코리아의 국내 공장 설립 당시 국내산 잎담배를 사용하기로 약속했으면서 이를 지금까지 이행하지 않아 그 사이 외국 담배 점유율이 높아져 40%를 능가하는 가운데, 기름값과 인건비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잎담배 생산 농가의 시름이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재경부 관계자는 "외국 브랜드의 국내 제조사는 국내 수매 엽연초보다 저렴한 외국 엽연초를 전량 수입해 쓰기 때문에 원가 부담이 덜할 것"이라며 BAT코리아가 말하는 담뱃값 인상 원인에 명분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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