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자신의 감정기복이 남들보다 심하다고 느껴온 A씨.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정신과 병원을 찾았다가 ‘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은 그는 자신이 정신질환에 걸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꾸준한 약물치료를 통해서도 치유가 될 수 있다는 의사의 조언에 희망을 가지고 병을 이겨내려는 의지를 다지게 됐고 지인들로부터 “훨씬 좋아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변화된 자신의 모습에 기쁨을 느끼고 있다.
슬프거나 걱정, 공허한 느낌이 지속되거나 과민해지고 초조해지는 증상 외에도, 항상 피곤한 느낌, 이유 없이 두통, 복통, 소화불량 등을 경험하거나 폭식이나 식욕이 없어지는 등의 증상을 보이는 우울증은 반복되면 감정이 격해지는 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국내 조울증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며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어 건강한 정신을 위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조울증 환자가 5년 간 약 1만 2천명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울증은 우울증과 다르게 감정이 격해지는 ‘조증’과 대조적인 ‘울증’이 교대로 나타나는 양극성 장애다.
이 같은 내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 간(2006~2010년) ‘조울증’에 대한 심사결정자료를 분석한 결과로 2006년 4만3천명이었던 진료인원이 지난해에는 5만5천명으로 5년 간 약 1만2천명이 증가(28.8%)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평균 증가율은 7%에 달했다.


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여성이 남성보다 약 1.4배 많았으며, 연평균 증가율도 7.3%로 남성의 연평균 증가율 5.6%보다 높았다고 한다.
고연령층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우울증에 반해, 조울증은 비교적 젊은 연령층에서부터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30~40대의 조울증 진료인원의 점유율은 42.6%로, 30.7%인 우울증 진료인원 점유율에 비해 12%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20대의 우울증 진료인원은 9.1%였으나, 조울증 진료인원은 15.7%로 큰 차이를 보인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조울증의 발병 연령이 주로 20대에서 40대에 많이 나타나는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취업문제, 결혼, 성공에 대한 욕구 등 사회생활에 관한 부담감과 같은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또 조울증의 진료인원을 월별로 분석해본 결과, 특정 월에 진료인원이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대체적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고 전월대비 증가율은 3월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3월이 우울증이나 조울증 치료 중 호전되는 과정에서도 새해 첫 계절인 봄, 새 학기 등을 맞이하면 상대적 박탈감 등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더욱 위축될 수 있으며 심한 일교차 또한 감정기복에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조울증은 처음 70% 정도는 우울병으로 시작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다음 재발에 조증이 나타나거나 몇 번 우울증을 앓고 난 후 조증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따라서, 10대~20대에 우울증 치료를 적절하게 하여 재발을 막기 위한 장기적인 치료 전략이 필요하며, 단기적인 치료에만 집중되어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조증 상태일 때는 심각하게 들뜬 기분이 지속되어 자신이 실제보다 대단하게 느껴져 공격적이고 충동적이 된다. 흥분되어 있거나 때로는 과잉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울증일 경우는 매사에 무기력해지고 쓸데없는 죄책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또한 자신감이 사라지고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이런 이유로 조울증은 극단적인 기분상태의 변화에 따라 예측 불가능한 돌발행동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우울증보다 심각한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조울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감정이 급격히 가라앉은 우울한 상태에서 고통을 더 느끼게 되므로 주변 사람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선 약물처방과 함께 돌발행동으로 인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입원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위사람들 또한 꾸준한 노력으로 환자에게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우울증 환자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도 늘어나고 있다. 우울증은 연령, 성별, 사회적 환경, 문화 등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이지만 비교적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있다.
다음과 같은 증상 가운데 4개 이상의 증상이 연속 2주 동안 나타나는 경우에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체중 증가나 감소, 거의 매일 나타나는 불면이나 과다수면, 사고력이나 집중력의 감소, 또는 우유부단함,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생각이나 자살생각, 자살계획 등이 그것이다.


복지부는 “우울증은 자가진단 등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정신치료와 약물치료를 받으면 완쾌되는 질병으로 조금만 더 세심한 주의와 관심을 가지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면서 정신과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우울증 자가진단법을 설명했다.


우울증은 계속되는 관심과 치료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나을 수 있지만 정신질환이라는 편견 때문에 실제로 정신과를 찾아 진료를 보는 것을 어려워하는 환자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치료가 지연되어 자살 등의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인데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 극복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인지행동치료나 대인관계치료 등 정신치료 또는 상담치료는 우울증을 유발하는 부정적인 사고 및 행동방식을 교정하고 우울증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대인관계 문제들을 이해하고 고쳐나가는데 도움이 된다.


약물치료(항우울제)는 뇌 속의 신경호르몬의 균형을 회복시켜 정신치료나 상담치료에 비해 비교적 확실하고 빠른 효과를 볼 수 있어 우울증 환자에게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있다.
따라서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병행 시 신속한 회복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울증에 대한 정보와 상담은 보건복지가족부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 희망의 전화 129번이나 정신건강상담전화 1577-0199를 이용하면 되며 해피마인드(www.mind44.co.kr), 블루터치(www.suicideprevention.or.kr)에 접속하면 사이버 상담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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