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적 교육은 학교에서부터, 실버세대 뉴-파워링 운동도 필요"

   
노영호 한국발명가협회 회장.

약력

- 연세대 법무대학원 졸업(법학석사)

- 개인발명가 및 발명(장려)운동가 활동

- 한국발명가협회 회장

- (사)한국발명기업연합회 자문위원장

- (사)장영실선생 기념사업회 조직위원

- (주)대한보청기 기술고문

[월요신문 김영 기자] 오는 19일 제50회째를 맞이하는 ‘발명의 날’을 맞아 한국발명가협회 노영호 회장을 만나 지금 이 시대에 발명이 필요한 이유와 그 가치 등에 대해 들어봤다. 노 회장은 ‘발명의 생활화’를 강조하며 사회적으로 각광 받는 창조적 인재가 발명적인 사고를 통해 만들어지며 이 같은 인재들의 활약 여부에 따라 국가미래가 좌우된다고 언급했다.

- 20년전 까지만 해도 발명가가 꿈인 아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발명이란 단어 자체가 듣기 쉽지 않다. 발명을 우리 삶과 동떨어진 분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과거에 비해 발명에 대한 관심 자체가 줄어든 모습인데, 지금 이 시대 발명이 필요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있겠는가

일단 발명 자체를 거창한 것으로만 보지 않기 바란다. 발명과 발명적 사고란 삶의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볼 수 있겠다.

보통사람들의 경우 사물이나 사건을 대할 때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판단하는 일들이 많은데, 발명가라면 좀 더 다양한 측면에서 이를 바라보고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 문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창의적 사고를 하게 되게 그게 발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발명의 생활화’다. 발명을 일상화하면 자연스레 창의적 사고를 하게 되고 문제에 봉착했을 때 해결책을 찾아가게 된다.

과거와 비교해보면 지금 우리 삶에 발명이 필요한 이유는 더욱 명확해 진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암기를 잘하는 사람이 대우를 받았으나 지금 시대에는 어떤 정보도 굳이 암기할 필요가 없다. 단순 암기를 통한 지식 습득의 가치가 대단히 낮아진 것으로 그만큼 창의적 발상의 가치가 올라갔다고 볼수 있겠다.

- 창의적 발상이 중요하다면 그 시작은 교육일 것이다. 회장님 역시 오래전부터 우리 교육현장에서 창의교육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오신 것으로 안다. 창의교육 실현과 그와 같은 인재육성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무엇이겠는가

말한 것처럼 발명을 생활화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하다. 그리고 발명은 호기심이 기본이기에 호기심 많은 어린 시절부터 발명교육을 받는 게 좋다.

우리나라에서는 김대중 정부 이후 줄기차게 창의적 교육을 강조해 오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교육계가 실시하는 창의적 교육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의문을 갖고 있다. 교육자는 아니지만 창의적 교육을 강조하면서도 부족한 부분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국내 교육계에서는 창의 교육의 일환으로 아이들에게 많은 사물을 보고 듣고 접하도록 유도한다. 여기까지는 맞는 방식이라고 본다.

그러나 창의적 사고를 가지기 위해서는 관찰로 끝나서는 안 된다. 보고 들은 뒤 생각할 기회를 줘야 한다. 앞서 말했듯 발명은 해결책을 찾는 과정이다. 단순 관찰이 아닌 그 안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가는 발명이 현재 학생들에게 필요한 부분이라 본다.

대학교육 역시 변해야 할 것이다. 수많은 대학이 있지만 특성이 없다. 크리이티브한 생각을 논의할 수 있는 특성화 대학으로 변모가 필요하다고 본다.

- 발명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 발명가란 직업 자체가 전문직종으로서 선호되진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본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발명가에 대한 처우가 좋은 편이 아니다. 국가가 발명가를 보호해야 함은 헌법에도 명시돼 있으나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회사에 소속된 직무발명가 경우도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수년 전 일본의 한 직무발명가가 청색 LED 발명 관련 미국까지가 천문학적 소송을 진행해 승소한 사례가 있는데 우리 역시 직무발명에 따른 대우가 개선돼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직장인들 모두가 발명을 취미로 접근해 보라는 것이다. 발명이 취미가 되면 앞서 말했듯 어떤 사안이든 해법을 찾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여타 소모성 취미들과 달리 발명은 경우에 따라 큰돈을 버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회사와 우리 사회에서 직무발명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업무 수행 중 이뤄지는 직무 발명에 대해 포상이 이뤄질 것이 아니라 발명을 직무에 일부로 보고 이를 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 발명의 생활화 관련 중장년층 인재 재기용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몇차례 강조한 것으로 안다. 중장년층 재임용과 발명은 무슨 연관이 있는가

평생 현업에 종사해오다 은퇴한 노령층 가운데 상당수가 해당 분야의 최고 전문가란 점은 누구도 부인 못할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사회에서는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이 같은 인재를 홀대하고 있는 실정으로 이들에 대한 재기용이 젊은 세대의 창조적 경제활동 및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이와 관련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실버세대 재활용을 위한 정책 등이 추진되고 있으나 아직은 미약한 수준이다.

개인적으로 ‘실버세대의 뉴-파워링 시대로의 유도 정책’이 우리나라가 세계 내놓을 수 있는 새로운 ‘새마을운동’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개인적 질문이다. 한국전력에서 오랜기간 근무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발명가의 길로 접어들게 됐나

어린 시절부터 호기심이 많았다. 한전에 재직할 당시에도 직무제안 및 직무발명을 자주 하곤 했다. 그러다 작은 아들이 대학에 입학하던 시점에 직장을 그만두고 전문적인 발명가의 길로 들어섰다.

아이들이 모두 성장한 만큼 나만이 할 수 있는 제2의 삶을 시작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는 ‘이른 나이 퇴사’라며 걱정하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70~80세까지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본다.

발명가의 길로 들어선 또 다른 계기는 국가와 사회에 뭔가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고 발명이 그 기회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지금은 돌아가신 장인께서 과거 여러차례 “사내대장부로 태어나 월급쟁이로 끝내지 마라. 뭐를 해도 좋은데 남들이 돈 있다고 쫓아오지 못하고 하고 싶다고 해도 못하는 걸 해라”고 말씀 하셨는데 이제와 그 때 말씀이 무얼 의미하는지 알게됐다.

개인 발명가로 산다는 것은 돈이 많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다고 해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 향후 목표와 계획에 대해 알려달라

통일시대를 대비 북한학에 대해 공부해볼 생각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 각국에는 특허법만 있는데 북한에는 발명법이란게 있다. 북한 발명법을 연구해 '발명박사'란 타이틀을 받고 싶은 욕심이 있다.

특허소송 대리인 문제에도 관심이 있는데 기업과 발명가가 원하는 제도로의 변경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개인적인 발명 활동에 더 주력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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