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된 남북관계 개선 위한 초석으로 평가

[월요신문 김영 기자] 6·15 남북 공동선언은 2000년 6월 15일 평양에서 김대중 대한민국 대통령과 김정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을 통해 발표한 공동 선언이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만남을 가진 남북정상은 통일을 향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했으며 이후 한동안 남북관계는 6.15 공동선언을 기초해 진행됐다. 그러나 현재 남북은 6.15 공동선언이 무색할만큼 관계 냉령한 관계를 유지 중이다.

   
 

2000년 6월

1998년 취임한 뒤 IMF극복에 가장 심혈을 기우렸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가 어느 정도 일단락된 2000년 남북관계에 있어 일대 전환점이 된 역사적인 만남을 추진했다. 6.25 동란 이후 단 한번도 만난적 없었던 남‧북한 정상회담을 가지기로 한 것이다.

우리 측 제안으로 이뤄진 2000년 남북정상회담은 그해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2박 3일간 평양에서 진행됐다. 그리고 회담 마지막날이던 15일 남북한 양측은 6·15 남북 공동선언을 발표됐다.

이와 관련 미국의 AP통신은 2000년 12월 25일 ‘2000년 세계 10대 뉴스’를 발표하며 이를 5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경색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던 남북관계에 있어 일대 전기를 마련한 6.15 공동선언문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2.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3.남과 북은 올해 8·15에 즈음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장기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 나가기로 하였다.

4.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문화·체육·보건·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서로의 신뢰를 다져 나가기로 하였다.

5.남과 북은 이상과 같은 합의사항을 조속히 실천에 옮기기 위하여 이른 시일 안에 당국 사이의 대화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정상회담 이후 남북한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북한의 남한 주최 스포츠 경기 행사 참가 등을 비롯한 민간 교류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했다.

특히 양측간 회담이 진행되자 북한은 일본, 미국과도 화해 분위기를 유지하며 국교 정상화 교섭에 나서기도 했었다.

   
 

2007년 10월

2000년 정상간 만남 이후 남북관계는 개선되는 듯 보이면서도 평행선을 유지했다. 6.15 공동선언의 취지 역시 갈수록 희박해지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임기 말이던 2007년 10월 가진 두 번째 정상회담을 통해 어느 정도 회복됐다.

당시 회담 역시 평양에서 열렸으며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은 6.15 선언에 기초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 이른바 10‧4 선언을 공동으로 채택했다.

양측이 서명한 10.4 선언의 기본조항은 다음과 같다.

1.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을 고수하고 적극 구현해 나간다.

2. 남과 북은 사상과 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남북관계를 상호존중과 신뢰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한반도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위해 경제협력사업을 공리공영과 유무상통의 원칙에서 적극 활성화하고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6. 남과 북은 민족의 유구한 역사와 우수한 문화를 빛내기 위해 역사, 언어, 교육, 과학기술, 문화예술, 체육 등 사회문화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7. 남과 북은 인도주의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8. 남과 북은 국제무대에서 민족의 이익과 해외 동포들의 권리와 이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2015년 6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금강산관광 중 발생한 박왕자씨 피격사건이 발단이 돼 이뤄진 5.24 조치가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유지되는 가운데 남북한 양측 모두 타협없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단체가 주최로 열린 6.15 남북공동행사 역시 지난 2008년 금강산 행사 이후 단 한차례도 열리지 못하고 있다.

올해 역시 양측은 행사 파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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