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단일 공인구 선정작업 착수, 내년부터 도입

   
내년부터 단일 공인구를 사용키로 한 KBO.

[월요신문 이지현 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내년부터 통일된 공인구를 사용하기 위해 공인구 납품업체 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KBO는 15일 “내년부터 사용하게 될 단일 공인구의 납품업체 선정 입찰을 실시한다”고 전했다. 입찰 접수는 15일부터 오는 24일까지 받는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사용하고 있는 야구공은 5개 종류다. 구단별로 계약을 맺은 공들의 반발력과 무게, 지름 등이 일정치 않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같은 리그에서 매번 다른 공으로 경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던 이유다. 통일성과 형평성 등에서 어울리지 않는 다는 의견도 상당했다.

KBO는 “현재 5개인 공인구를 단일화해 리그에 통일성을 부여하고, 공정 스포츠를 실현하기 위해 단일 공인구의 납품업체 선정 입찰을 실시하게 됐다”고 단일구 도입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입찰은 제한 경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입찰 공고일을 기준으로 최근 3년간 경기용 야구공 제조 매출이 연간 1억원 이상인 국내 브랜드의 내국회사(제조는 OEM 포함) 중에서 참여가 가능하다.

   
KBO에서 발표한 각 공인구별 반발계수.

공인구 논란 왜?

2010년 이후 극심해진 국내 프로야구의 타고투저 현상 관련 야구계 일각에서는 꾸준히 공인구의 반발력에 의구심을 표했다. 예전에 비해 타자들의 타격기술이 늘어난 측면도 있겠으나 예전에 비해 공이 날아가고 너무 잘 날아간다는 지적과 함께 반발계수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그나마 지난해까지는 리그에서 사용하는 공인구 전체에 대한 의심대상이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특정 공인구로 비난 화살이 맞춰진 상태다.

10개 구단 중 롯데 자이언츠 구단에서만 사용하는 H사의 공인구 관련 반발계수가 특히 낮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 것.

이 같은 지적이 나오게 된 이유는 올 시즌 롯데 홈 구장인 사직에서 홈런 수가 전년에 비해 크게 증가했기 때문으로 일각에서는 롯데 선수들의 장타력 향상에 대해서도 미심쩍은 반응을 보냈다. 지난 시즌 128경기에서 121개의 팀홈런을 친 롯데 선수들은 올해 60경기를 치르는 동안 홈런을 92개나 날렸다.

롯데에서 사용하는 공인구에 대한 의구심은 지난 4월 KBO에서 실시한 공인구 반발계수 조사에서 해당 공이 기준치를 초과, 사실처럼 받아드려 지기도 했다. 해당 조사에서 문제의 공인구 반발계수 수치는 0.4414로 나타났다. KBO 기준(0.4134~0.4374)을 0.004 넘어선 것으로 일반적으로 반발 계수가 0.01 높으면 타구의 비거리는 2m 가량 늘어난다고 알려졌다.

이후 롯데 구단에서는 문제 공인구를 전량회수하고 KBO기준에 맞는 공인구를 사용 중이나 그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지난 1일 롯데와 경기를 치룬 한화 김성근 감독은 “공인구에 문제가 많다. 제대로 안 맞아도 너무 빠르게 날아간다”고 또 다시 문제를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공의 반발력을 매일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한편 KBO에서는 공인구 2차 수시검사를 실시 반발계수 등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전했으나 이를 바라보는 야구팬들의 불신은 여전한 상황이다.

   
롯데 자이언츠 공인구의 반발계수 기준치 초과에 대한 방송 보도 화면.

짝퉁 논란도 불거져 

공인구에 대한 불신은 공인구 제조업체들의 제조국 허위표시가 사실로 들어나며 더욱 깊어졌다.

지난 5월 22일 서울중앙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에 따르면 국내 야구공 제조업체인 스카이라인, 빅라인, 맥스(현 ILB)는 2010년 초 중국과 대만 업체들의 값싼 야구공을 수입해 ‘메이드 인 차이나’ 스티커만 뜯어낸 뒤 국내 구단에 납품했다.

원산지를 감춰 KBO의 공인구 지정을 받은 뒤엔 KBO 로고와 문구를 공 표면에 인쇄한 것으로 이렇게 마련된 공인구 아닌 공인구 103만2864개는 2010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9개 구단 전체(KT 위즈는 2015시즌부터 1군 페넌트레이스에 참가해 제외)에 납품됐다.

이들은 이같은 방식으로 KBO와 프로야구 구단으로부터 총 59억3700여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공인구를 납품하던 기존 3사 대표들은 사기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KBO 관계자는 “원산지만 속였을 뿐 무게, 반발계수 점검에서 문제가 없던 공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 대해 야구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가운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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