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다가오는 총선을 대비해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준비 중이다. 최근 경쟁력(50%)과 교체지수(50%)를 토대로 현역 지역구 의원 중 25%(34명)을 공천에서 원천 배제키로 한 것. 이런 가운데 최근 여의도 정가에서 한나라당 공천 살생부가 나돌고 있다.

1월 26일 한나라당 의원들에 따르면 근래 들어 국회의원 회관 주변에서는 공천 부적격자 명단이 담긴 공천 살생부가 나돌고 있는데, 그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다. 수도권과 영남권 중심으로 총 38명의 지역구 의원들의 이름이 공천 배제자로 거론되고 있는 것. 지역별로는 서울 12명, 경기 9명, 인천 4명, 영남권 13명(대구·경북 8명, 부산·경남 5명) 등이다.

공천 살생부에 오른 의원들을 살펴보면 수도권의 경우 초·재선 의원들에서 다선의원까지 그 범위가 다양한데, 영남권은 다소 피로감이 느껴지는 중진의원들이 주로 포함됐다. 반면 계파별로 살펴보면 친이는 물론 친박계 의원들까지 두루 거론됐다.

해당 문건을 접한 모 의원은 “명단을 누구 작성했는지 알 수 없지만, 거론되는 인사들 이름만 보면 그럴 듯 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나라당 의원은 “공천 때면 이런 살생부가 나돌기 마련”이라며, “신뢰성에 믿음이 가지 않아 그다지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관계자는 “공천 살생부는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다”며 이에 대해 단호하게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