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경쟁력 낮아지고, 유류가 인하에도 도움 못줘

   
 
정부에서 야심차게 시행 중인 알뜰주유소가 문을 연지 한 달여가 지난 현 시점에서 이와 관련 잦은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가격경쟁력이 그다지 크지 않은 가운데, 기대했던 국내 유류가 인하에도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 더군다나 일각에서는 가격경쟁력을 위해 일반주유소의 서비스 항목을 줄인 알뜰주유소가 되레 가격 경쟁력마저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 정부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연일 치솟는 기름값에 우려를 표출했을 만큼 서민물가 잡기 대책 중 하나로 기름값 안정에 상당한 노력을 기우려 왔다. 이 중에서도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이 지식경제부 주도 아래 도입한 알뜰주유소였다.

알뜰주유소는 정부가 직접 정유사와 계약을 맺어 일반주유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기름을 공급받아, 소비자들에게는 셀프 주유와 사은품 미제공을 통해 리터 당 약 100원 가량 낮은 가격에 기름을 판매하는 주유소를 말한다.

이와 관련 최근 모 매체 보도에 따르면 농협에서는 올해 중 신설되는 농협주유소 50~60곳의 간판을 알뜰주유소로 바꿔 달 계획이다. 또한 전국 370여 곳에 달하는 NH 폴 주유소 역시 수도권부터 알뜰주유소 전환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한국도로공사 역시 고속도로주유소 일부를 알뜰주유소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전국에 알뜰주유소 1만 3000곳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그런데 최근 이 알뜰 주유소와 관련 잡음 들려오고 있다. 일단 가장 큰 논란은 시행 초 정부에서 밝힌 낮은 기름값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실제 알뜰주유소 1호점을 문을 연 용인시 처인구 경동알뜰주유소는 영업을 시작한 지난해 말 경에는 휘발유 가격이 주변 주유소 평균가에 비해 정확히 리터 당 100원이 더 저렴했으나, 현재는 그 격차가 60원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알뜰주유소 기름값의 상승폭이 일반주유소보다 같은 기간 두 배 이상 높았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알뜰주유소 역시 비슷한 상황으로, 일부 알뜰주유소의 경우 주변의 셀프주유소보다 되레 더 비싼 경우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알뜰주유소측에서는 일반주유소에 비해 시세 반영이 빠르게 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주변보다 저렴하다는 소식에 이들 주유소를 찾은 고객들 입장에서는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 알뜰주유소 고객은 “인근 주유소에 비해 기름값이 싸다고 애써 이 곳까지 찾아 왔는데, 셀프주유에 경품까지 안 챙겨주면서 가격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 다시 와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정부에서는 당초 알뜰주유소가 들어설 경우 기존 주유소들 역시 마진을 낮춰 국내 유류가 안정에도 알뜰주유소가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최근 알뜰주유소 자체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면서 기대했던 국내시장에서 유류가 인하는 요원한 상황이다.

한편 기존 주유소 사업자들의 경우 여전히 알뜰주유소 도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정유소로부터 같은 기름을 공급받는데도 자신들만 더 높은 가격에 이를 사와야 하는 것은 물론, 알뜰주유소를 의식해 서비스 비용을 늘릴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주유소협회측 관계자는 “전국 주유소의 70%가 주유소의 월평균 매출도 못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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