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12 기술위 소집… 선동렬‧송진우 등 합류

   
지난 5월 KBO 기술위원장 자격으로 '프리미어 12'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인식 감독.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이지현 기자] 오는 11월 열리는 ‘프리미어 12’ 대회에 앞서 한국대표팀 기술위원 회의가 6일 처음으로 소집됐다.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김인식 감독을 필두로 김재박 KBO 경기운영위원, 선동열 전 KIA 감독,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 송진우 KBS N스포츠 해설위원 등이 회의에 참석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대표팀 코치 합류설도 들려오고 있다. 앞서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1‧2회)에서 대표팀을 이끌며 ‘국민감독’이란 칭호까지 얻었으나 우승은 아시안게임 한번 뿐이었다. 일흔을 앞두고 있는 노 감독이 이번에는 아직 이루지 못한 세계대회 우승을 달성해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제야구연맹(IBAF)과 국제소프트볼연맹이 합쳐 탄생한 세계야구소프트볼 총연맹(WBSC)에서는 2011년을 끝으로 야구월드컵이 폐지되자 이를 대신해 ‘프리미어12’란 국제대회를 신설해 오는 11월 일본과 대만에서 첫 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1982년 한국이 선동렬의 호투와 김재박의 개구리번트 그리고 한대화의 홈런 등으로 일본을 꺾고 첫 우승했던 대회가 야구월드컵으로 프로선수들의 출전율 저하 속 B급 대회란 오명을 듣다 사라졌다. WBSC로서는 세계야구의 총본산으로서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프리미어12의 성공적 개최가 절실한 상황이다.

야구계 전체를 봐도 프리미어12의 흥행 여부는 상당히 중요하다. 축구 등과 비교 세계화에 어려움을 겪어왔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끝으로 올림픽 정식종목에서마저 퇴출되며 사상 최악의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 기대를 모았던 WBC 역시 생각보다 큰 반향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프리미어12를 통한 반전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WBSC에서도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일단 프리미어 12 출전국 선발에 상당한 심혈을 기우리고 있다. WBC가 대륙별 예선전을 치른 뒤 16개 본선 진출국을 가리는 형태라면 프리미어 12의 경우 국제야구연맹 랭킹 상위 12개국만이 참가하게 되는 것. 대회 자체의 질적 수준 향상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또한 프리미어 12에서는 WBC와 개최 연도가 겹치지 않도록 2015년부터 4년마다 개최할 방침이다. 정기적인 야구 국가대항전에 따른 야구의 세계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

국내 야구계에서도 프리미어 12에 비상한 관심을 쏟고 있다. 2006년 WBC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처럼 국제대회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난 뒤에는 국내 야구열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었기 때문이다.

김인식 감독의 재도전

프리미어 12 개최가 다가오며 국내에서는 대표팀 감독 선임이란 해묵은 논쟁으로 잠시 시끄럽기도 했다. 국가대표팀 감독 자리가 영예로운 자리이기는 하나 그만큼 큰 부담을 져야 하다 보니 그 누구도 쉽사리 맡으려 하지 않았던 것.

전년도 우승팀 감독이 대표팀을 이끈다는 KBO 내부 규약도 아시안게임과 WBC에만 허용된 것으로 전임 감독제 도입 요구가 또 다시 불거졌으나 이 역시 추진설만 나돌뿐 누구 하나 나서지 않았다.

이에 다시금 대표팀을 맡게 된 이가 김인식 감독이었다.

김 감독의 경우 전‧현직 한화 이글스 감독인 김응용‧김성근 감독과 함께 국내 야구계를 대표해온 원로 감독이자 덕장으로 꼽힌다. 국제대회 경험도 풍부해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따냈으며 1‧2회 WBC에서도 각각 4강 진출과 준우승이란 소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신설 국제대회에 나서는 한국 대표팀에게 있어 가장 믿음직스런 카드가 현재로서는 김 감독인 셈이다.

김 감독 스스로에게도 이번 대회는 나름 의미 있는 대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OB시절 포함) 감독으로 재직하며 두차례 우승 경험이 있고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미국 등이 참가하는 세계대회에서 우승경험은 아직 없기 때문이다.

대회 성적에 따라 프로무대 감독으로 복귀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점도 주목해 볼만하다. 현재 김 감독은 통산 980승을 기록 중인데 1군에 돌아가게 된다면 사상 3번째 1000승 감독 반열에도 오를 수 있게 된다.

우승 가능성은?

대회까지 아직 넉달이상 남은 상황이고 상대팀 국가에서 어느 수준의 선수들이 출전하게 될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보니 벌써부터 프리미어 12의 우승 가능성을 전망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가 있다.

특히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최하는 WBC 출전에도 미국과 일본 프로리그 선수들이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는 점에서 프리미어 12에 역대급 선수들이 나설지는 그때까지 가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우리 대표팀의 일정 자체가 대단히 타이트하고 첫 게임부터 숙적 일본과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는 점은 우승을 위해 결코 좋은 요소는 아니라 여겨진다.

우리 대표팀 전력 자체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해외파 선수들의 출전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일부 포지션에서 치우침 현상이 눈에 띄고 있는 것. 특히 선발 투수진의 경우 좌완 에이스급 선수들은 다수 보이나 우완 선발투수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상당하다.

올 시즌만 놓고 보면 내야 핵심이라 할수 있는 2루수와 유격수에서도 국가대표라 부를 만한 선수들이 확 눈에 띄지는 않고 있다. 지난해 최고 활약을 보여준 서건창은 부상여파가 아직 남아 있고 미국에서 띄고 있는 강정호의 경우 출전 여부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외도 경기가 열리는 11월 이전 대표팀이 소집되야 하는데 포스트시즌 일정이 늦게까지 이어지게 될 경우 특정팀 선수들의 대표팀 합류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