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미친 짓은 꿈을 포기한 것"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연습 현장 사진.

[월요신문 민희선 기자] 1605년 소설 돈키호테는 '재치있는 이달고 라 만차의 돈키호테'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는데, 여기서 이달고는 귀족을 의미한다. 작가 세르반테스는 당시 스페인 전역에 크게 유행했던 기사도 이야기의 패러디를 쓰려 했었다.

그러나 작가는 감흥이 솟는 대로 일정한 계획도 없이 써 나가는 동안 처음 의도한 바를 잊고 주인공 돈키호테와 종자(從者)인 산초 판자의 성격을 창조한다는 새로운 주제에 열중, 드디어 인생 전체를 포괄하는 대작을 완성시켰다.

소설은 발표되자마자 큰 인기를 얻었고, 당시 스페인 국왕 펠리페 3세가 길가에서 책을 들고 울고 웃는 사람을 보고 "저 자는 미친 게 아니라면 돈키호테를 읽고 있는 게 틀림없다"고 말한 일화가 전해진다.

소설 ‘돈키호테’는 스페인 최초의 근대 소설로서 당대 유럽최초로도 평가되며 지금까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 배우의 '인생 작품'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소설 '돈키호테'를 바탕으로, 완벽한 극의 재구성과 음악으로 미국 무대 역사상 전대미문의 성공을 거둔 작품 중 하나다.

1965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맨 오브 라만차'는 초연 당시 탕탕한 작품성을 바탕으로 관객의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며, 이듬해 토니상 5개 부분을 석권하는 등 초연 이래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리바이벌되고 있는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5년 국립극장에서 '돈키호테'로 첫 선을 보였으며, 이후 2007년 '맨 오브 라만차'로 LG아트센터에 오르며 지금까지 10년 동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10주년을 맞이한 '맨 오브 라만차' 2015년 프로덕션에서는 대한민국 최고 뮤지컬 배우 류정한과 조승우를 만날 수 있어 더욱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삶의 깊이를 노래하는 배우 류정환, 그가 지난 2005년 '돈키호테' 초연 무대와 2008년, 2010년, 2012년에 이어 다섯 번째로 돈키호테를 연기한다. 역대 돈키호테 중 최다 시즌 출연을 기록한 류정한은 3년 만에 돌아온 무대에서 한층 더 깊어진 여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맨 오브 라만차'가 세월을 뛰어넘어 오랜 시간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이듯, 오랜 시간 한국 뮤지컬에서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류정한의 행보는 작품과 닮아있다. 10주년을 맞아 더 고민해 진정성 있는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는 그의 무대가 기대된다.

지난 2007년 열정적인 작가 세르반테스와 이상을 좇는 노인 돈키호테를 연기하며, 2008년 더뮤지컬어워즈에서 '맨 오브 라만차'로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쥐었던 배우 조승우도 이번 무대에 다시 올라선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연기파 배우로써 입지를 견고히 한 조승우는 '맨 오브 라만차'의 한국초연 10주년을 앞두고 "이 작품은 배우로서 꿈을 꿀 수 있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인생에 있어 소중한 작품이고 앞으로도 가장 중요한 작품이 될것"이라 말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다양한 수식어와 기록으로, 짧지 않은 한국 뮤지컬 역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지만 담담히 써 내려가고 있는 배우 조승우. 돈키호테처럼 꿈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저 별을 향해 꾸준히 걸어가고 있는 그가 선사할 10주년 무대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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