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후반기 경제 설계 맞은 ‘MB의 책사’

박재완은 정책통이다. 그 중에서도 경제분야다. 서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정책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내며 친분을 다진 이명박 대통령과의 관계도 끈끈하다. 대선을 마치고 청와대에 들어간 그의 당초 보직은 정무수석, 그러나 이후 국정 전반을 총괄하는 국정기획 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그가 자리를 옮기게된 이유가 특별하다. 임기 초,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홍역을 앓은 이 대통령이 국정 쇄신을 이유로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일대 인사를 단행했다. 이 대통령의 측근들 대부분이 이때 청와대를 떠나는 비운을 맞았다. 정권이 출범한 이래 불과 4개월 여만의 일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일은 박재완 장관의 진가를 빛나게 하는 사건이 됐다. 이 대통령이 그의 능력을 들어, 청와대를 박 장관 중심으로 재편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8월까지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을 보좌했다. 이어 국가 경제의 한 축인 고용노동부 장관을 거쳤다. 임기 후반, 박 장관은 이 대통령의 경제 패러다임인 이른바 ‘MB 노믹스’를 구현하는 중책을 맡았다. 정권 출범 이후, 전면에는 나서지 않은 채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으로 요직을 두루 거친 박재완 장관의 면면을 살펴본다.

 

▲ 박재완 장관

박재완 신임 장관은 대학 강단에 섰던 학자 출신이다. 또 과거 감사원과 재무부를 거친 관료 출신이다. 17대 국회에서는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이기도 하다. 그의 독특한 전력은 하나 더 있다. 경제 분야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에서 정책위원장을 지낸 시민운동가다.

대통령의 신뢰, ‘한 몸에’
이런 이력과 경력 덕분에(?) 박 장관의 실체를 한가지로 규정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의 전력에도 일면 유사점이 발견된다. 바로 ‘정책’이다. 그것도 경제분야를 아우른다. 서울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 대학원에서 정책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정책 전문가다.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를 시작으로 출발한 그의 정무직 관료 생활이 최근 국가 경제에서는 ‘중추’라 할 수 있는 기획재정부에 이르며 빛을 발했다. 대중적 인물로 손꼽히는 인물이 아님에도, 정부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는 점도 이채롭다. 이 대통령의 신임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실제로 청와대는 지난 5.6 개각을 단행할 당시, 그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내며 장관직에 내정했다. 당시 청와대는 인사 배경을 설명하며 “정부 출범 초기 여러 가지 국정과제에 대한 종합적인 기획과 입안을 했던 분”이라고 말하며 “16년 간 감사원, 재무부 등에서 공직생활을 한 후 국회의원과 청와대 국정기획 수석과 정무수석을 지내는 등 당․정․청의 모든 분야에서 시민단체까지 두루 경험을 한 정책 전문가다”고 소개했다.

특히 청와대는 박 장관의 됨됨이를 들어 “모든 자리에서 열정을 가지고 성실하게 일해 뛰어난 문제해결 능력 및 대안제시 능력을 받은 바가 있다”며 정부 서열을 강조하며 “선임 장관으로 또 글로벌 경제리더로서의 역량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속 풀이 청문회를 실시했던 국회도 그의 자격에는 이렇다할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를 거쳐, 비로소 경제 수장에 오른 것이다.

경제팀 총괄, 리더십은?
그러나, 우려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는 정부의 경제부처가 갖는 특징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는다. 그간 기획재정부를 거쳐간 장관들의 대부분이 정통 경제부처 출신들이었다는 것. 이른바 ‘순혈주의’로 불려지는 조직문화에 비교적, 외부인 평가를 받는 박 장관의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국회에서 별탈 없이 청문보고서가 채택 됐음에도 불구, 일각에서 나온 목소리도 바로 이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경제 중시 정부’라는 평가가 있어온 만큼, 출신이 다른 수장이 경제팀을 총괄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반면, 박 장관에 대한 비관적 평가와는 전혀 다른 낙관론도 있다. 이는 그의 전력에 비춰 나오는 말로 정권의 핵심인 청와대와의 거리가 비교적 가깝다는데 있다. 박 장관이 정권 초기부터 이 대통령을 보필하며 청와대에서 장기간 근무한 덕에 정책을 추진할 동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더욱, 장관의 리더십이 대통령의 신뢰 여부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박 장관만큼, 이 대통령의 총애를 받는 인물이 어디 있느냐’는 반박성 평가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정무직 공직 생활은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해 왔다. 당초, 청와대에서 그는 정무수석 비서관이라는 보직을 맡았다. 그러나 이후 국정 전반을 총괄하는 국정기획 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그가 자리를 옮기게된 이유가 특별하다. 임기 초,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홍역을 앓은 이 대통령이 국정 쇄신을 이유로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일대 인사를 단행했다. 이 대통령의 측근들 대부분이 이때 청와대를 떠나는 비운을 맞았다. 정권이 출범한 이래 불과 4개월 여만의 일이다.

그런데 오히려 이일은 박재완 장관의 진가를 빛나게 하는 사건이 됐다. 이 대통령이 그의 능력을 들어, 청와대를 박 장관 중심으로 재편한 것이다. 그는 지난해 8월까지 청와대에서 이 대통령을 보좌했다. 이어 국가 경제의 한 축인 고용노동부 장관을 거쳤다. 임기 후반, 박 장관은 이 대통령의 경제 패러다임인 이른바 ‘MB 노믹스’를 구현하는 중책을 맡게 된 것이다.

“무상복지 동의하기 어려워”
하지만, 박 장관이 이 대통령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정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고 해도, 그의 앞엔 엄연히 넘어야 할 산들이 즐비하다. 더욱 이는 부처의 특성이나 전공과 비전공의 차원을 넘는다는 점에서 무거운 짐으로 여겨질 법하다.

물가 상승과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에 대한 대책 마련이 그것. 이에 대해서는 대부분 전문가들의 말도 일치한다. 현행 경제 여건의 급속한 변화에 부처가 능동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이 박 장관에게 주문하는 것도 비교적 공통적이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이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장관이 제일 먼저 중점을 둬야 하는 과제인 셈이다. 이에 대해 그는 “시장 친화적이고 창의적인 대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업률 상승도 문제다. 특히 이것은 박 장관이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던 분야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에 대해서도 그는 “대부분의 정책과 제도를 ‘고용유인형’으로 바꿀 것”이라고 복안을 내비쳤다. 정치권에서도 화두가 돼온 ‘복지’ 분야도 그의 과제다. 박 장관은 “무상복지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해, 이명박 정부의 성장중심주의에 방점을 찍었다.

‘이명박 정부는 곧 박재완’이라는 말이 나올 법 할 정도로 그의 관운은 멈출 중 모른다. 정책 전문가로 경제 수장의 장리를 꿰찬 박재완 장관의 리더십이 어떻게 발현될지 귀추가 모아진다.

 

박재완 신임 장관 프로필

55년 경남 마산 출생
73년 부산고 졸업
77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83년 감사원 부감사관
92년 재무부 사무관
94년 대통령비서실 서기관
96년 성균관대 행정학과 부교수
2000년 성균관대 입학처장
2004년 경실련 정책위원장
2004년 제17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2007년 대통령직인수위 정부혁신규제개혁 TF
2008년 대통령실 정무수석비서관
2008년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
2010년 고용노동부 장관
2011년 기획재정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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