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혁신의 아이콘, 무능의 심장을 쏘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을 맡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제공= 뉴시스>

[월요신문 김영 기자] 국내 진보계 브레인 중 한명이자 대표적 강남좌파 학자로 손꼽히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위원직을 맡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의 선봉장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한때 혁신위원장 후보로도 거론되던 조 교수가 야당 분열의 상징처럼 떠오른 혁신위 혁신안 관련 추진 필요성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1965년 부산 태생인 조국 교수는 1982년 서울대 법대에 입학, 이후 동기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 등과 함께 진보운동권에 투신했다.

당시 그는 서울사회과학연구소를 만들어서 학생운동 PD그룹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기도 했으며 NL파의 ‘주체사상’찬양에 대해 맹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대학원생 시절에는 박노해, 백태웅, 은수미 등이 주도한 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약칭 사노맹) 사건에 연루돼 6개월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학자로서도 그는 상당히 좋은 평가를 듣고 있다. 법학자로서 연구실적 역시 훌륭한 편으로 2015년 국내 학술지 논문 피인용 횟수에서도 조 교수는 법학분야 1위에 올라 있다.

조국 교수에 대해 대중은 ‘강남좌파’의 대표적인 인물이자 ‘폴리페서’의 전형이라 부르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부터 언론 인터뷰 및 출판물 등을 통해 반(反)정부 친(親)야권 성향을 여러차례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로인해 조 교수에 대한 세간의 호불호 역시 분명하게 나눠지는 편이다. 진보진영 내 젊은이들이 그를 열렬히 지지한다면, 보수성향의 중장년층 사이에서는 대단히 안 좋은 평가를 듣고 있는 것.

다만 조 교수는 현실정치 참여에 대해서 만큼은 선을 지켜왔었다. 정치 현안을 다루는데 있어 학자의 신분을 유지해 왔던 것으로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것 정도가 눈에 튀는 이탈이었다.

그런 조 교수가 지난 6월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다. 공멸 위기에 처한 당을 살리기 위한 조치로서 문재인 대표가 외부인사 위주 혁신위 설립을 추진하자 위원장 후보로도 거론되던 조 교수가 김상곤 위원장을 보필하는 차원에서 혁신위 위원으로 합류를 결정한 것이다.

그리고 현재 조 교수는 혁신위의 얼굴마담격을 넘어 혁신위 혁신안 통과를 위한 선봉장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상태다.

혁신안 통과 필요성 강조

지난 8일 조국 교수는 혁신위 혁신안에 대한 안철수 전 대표 등 당내 비주류의 반발이 이어지자 그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이날 아침 조 교수는 복수의 라디오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당내 비판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혁신위의 공천개혁안이 친노(친노무현) 진영에 유리하다는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비판에 대해 “제도의 논쟁을 넘어 당내 권력투쟁이 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제도혁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비노진영의 주장에 대해 “(제도혁신과 체질혁신은) 역할이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어시험을 본다고 했는데 그날 와서 수학 숙제를 안 했냐고 얘기하면 약간 이상한 것 아니냐”는 비유를 들며 혁신위를 둘러싼 비판에 대해 정면 대응했다.

문 대표를 향한 당내 비판에 대해서도 조 교수는 “지도부 차원에서 논의해 당적 기강(을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며 “나는 정치인이 아니라서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 없지만 (문 대표가) 그만두라는 주장은 당적 절차에 따라서 얘기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혁신위 합류 후 조 교수는 당내‧외 여러 잡음에도 불구 혁신안 마련에 몰두해 왔다. 진보진영 재집권이란 대망을 위해서는 야권을 대표해 온 새정지연합의 정치적 부활이 필수라 인식하고 내린 결정이다.

그렇게 완성된 혁신안을 두고 당내 비판이 쏟아지자 반격에 나선 조 교수인 것으로 정치권 일각에서는 그런 그를 두고 ‘혁신위의 수비수로 나선 것 아니냐’는 평가까지 내놓고 있다.

야당 돕다 지친 조국 교수

그런가하면 조국 교수는 혁신위 혁신안을 두고 당이 분열 조짐을 보이자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혁신위원으로서 느끼는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9일 저녁 조 교수는 “혁신안 설명과 부의 요청을 위해 최고위·당무위·중앙위 등을 갈 때면, 마치 큰 죄를 지은 피의자가 된 것 같다”며 “각자 다른 이유로 비판과 힐난과 항의, 심지어 모욕적 언사를 던진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명 ‘제도개혁’의 전권을 준다고 했건만…”이라며 “세상에서 변화를 만들어내려면, ‘꽃가마’ 탈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들겨 맞으면서 몇 발자국 내딛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 참여를 계기로 한국인의 절반이 나를 ‘적’으로 생각하게 됐다면, 혁신위 참여를 계기로 반대편 절반의 일부도 나를 ‘적’ 취급한다”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 혁신위 성공을 위해 당 합류를 결정, 이미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그가 야권의 고질병인 내분을 눈 앞에서 목도하고 앞으로 어떤 정치적 선택을 내릴지에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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