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국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상임부회장

문화예술인으로 평생을 살아가다보니 뭐 눈에는 뭐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문화로 행복해지는 나라’에 살고 있는 나를 상상해본다. 방방곡곡 어디에 가도 문화예술이 우리네 삶과 생활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그런 행복한 나라에 살고 있는 나를 상상해보는 것은 무척 즐거운 일이다.

문화예술은 우리에게 행복감과 성취감을 주는 기능 이외에도 많은 기능을 갖고 있다. 먼저 문화예술은 미래의 꿈나무들의 바람직한 인성형성과 창의력 형성에 탁월하고 필수적인 기능을 갖는다. 또한 치유 기능, 즉 힐링 기능을 갖고 있어서 요즘에는 음악치료, 미술치료, 연극치료 등 문화예술을 이용한 많은 프로그램이 힐링 산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게다가 문화예술은 사회통합기능을 갖고 있으며, 제조업 못지않게 고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문화산업 기능을 갖고 있다. 일찍이 문화예술이 국가 경쟁력의 기반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던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문화예술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문화로 행복해지는 나라’ 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며 내세운 4대 국정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을 쉽게 풀어 쓴 슬로건이기도 하다.

지역 간 문화격차가 없는 나라. 계층 간 문화격차가 없는 나라. 세대 간 문화격차가 없는 나라. 상상만 해도 행복해진다. 그러나 상상에서 깨어 주위를 둘러보면 ‘문화로 행복해지는 나라’로 가는 길이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문화가 있는 삶을 누리게 하여 ‘문화로 행복해지는 나라’를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통령의 국정지표는 정부의 의지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모든 국민들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전국의 광역 및 기초 지자체가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공감하고 호응하여 자체적으로 문화부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책정하는 등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해야 성공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 노원구의 사례는 반갑게 다가온다. 서울시 자료에 의하면 노원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재정자립도가 최하위이고 사회복지 예산이 가장 많이 들어가는 지역이면서도 지역 문예회관 예산 편성 비중이 강남 3구를 제치고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2위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기조 중 하나인 ‘문화융성’이 공염불로 전락하지 않도록, 지자체가 책임 있는 자세로 ‘문화융성’에 동참해 온 국민이 방방곡곡 ‘문화로 행복해지는 나라’가 되는 그 날까지 정부는 인내심 있게 지방에 대한 문화예술 지원사업에 있어 마중물 정책을 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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