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에 추문 파문까지... 야구선수 인격문제까지 거론돼

[월요신문 이지현 기자] 5회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에 나선 삼성 라이온스가 해외 원정 도박 의혹이 제기된 선수들에 대해 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외를 결정했다. 경찰 조사결과가 공식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 속에서 내려진 파격적인 결단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을 둘러싼 좋지 않은 소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 듯 터져 나오고 있고, 이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보니 내려진 결과라는 것이 야구계 중론이다.

   
선수단 도박 파문에 대해 사과에 나선 김인 삼성 라이온즈 사장. <사진제공= 뉴시스>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의 경우 시즌 개막 전부터 끝나고 난 후까지 팬들의 관심이 상당하고, 그에 따른 각종 구설수 또한 끊이지 않고 발생해 왔다.

다만 프로야구 주변에서 제기된 논란들의 상당수는 팀과 선수에 대한 팬들의 애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좀 더 나은 성적을 내주기 바라는 마음에 구단과 프런트 결정에 아쉬움을 표하거나, 선수들의 불성실한 태도 등을 비난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프로야구 인기 자체에 악영향을 주는 논란거리도 종종 불거져 나온다. 지난 2004년 있었던 일부 프로야구 선수들의 병역기피 사건 및 2011시즌 개막 전 터져나온 LG 트윈스 소속 투수 박현준의 도박 혐의 등이 그 예다.

그리고 최근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프로야구 핫이슈 또한 후자에 속한다. 삼성 라이온즈 주축 선수들의 해외 원정도박 의혹 및 KT 소속 포수 장성우의 전 여자친구 발언 파문 등이 제기되며 야구계 전체에 대한 팬들의 신뢰도가 크게 추락한 것.

더군다나 한 시즌을 마무리짓는 포스트시즌이 현재 진행 중이고 조만간 국제야구대회인 프리미어12까지 개최된다는 점에서 이들 논란은 한국시리즈 흥행저조 및 야구에 대한 국민적 인기하락 우려까지 낳고 있다.

삼성의 엔트리 제외, 효과 볼지는 미지수

지난 20일 오후 7시 30분 삼성 라이온즈 김인 사장은 최근 불거진 소속팀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 의혹 관련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 자리에서 김인 사장은 “도박 혐의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선수단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도박 의혹과 관련 향후 수사 당국의 요청이 있을 시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구단은 의혹을 받는 선수에 대해 한국시리즈에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15일 모 방송에서는 “삼성 주축 선수들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수사기관의 내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억원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시즌 종료 후 해외로 나가 원정도박에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조직폭력조직에게 도박자금까지 빌려썼다는 의혹제기였다.

이후 각종 야구관련 포털사이트에는 혐의 의심 선수들 명단이 공개됐는데 이들 모두가 삼성의 주축급 투수들이라 충격을 전해졌다. 이에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이들에 대한 법적 처리 및 한국시리즈 출전 여부 등이 초미의 관심사에 오르기도 했다.

반면 삼성 구단에서는 의혹이 제기된 직후부터 김 사장의 사과가 있기 전까지 약 5일간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만 밝힐 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추가 언론보도를 통해 경찰측 조사내용이 어느 정도 확인된 상황임에도 국내 최고 명문구단 중 한 곳이라는 삼성의 대처가 다소 미흡했던 것으로, 그에 따른 야구팬들의 비판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커져가는 모양새를 보였다.

다만 삼성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의혹을 사고 있는 선수 전원에 대해 엔트리 제외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호의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우승에만 치중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을 중용할 경우 찾아올 후폭풍은 피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다.

그럼에도 야구계에서는 이번 사건의 파장에 대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 수사결과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모르고 도박 혐의 선수들에 대한 법적 처벌 수위도 어떻게 정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전 여친과 나눈 대화 내용이 알려지며 파문을 낳고 있는 장성우 KT위즈 포수. <사진제공= 뉴시스>

장성우 공식 사과, 팬 반응은 냉담

삼성 선수들의 해외 원정도박 의혹 사건이 불거지기 전 야구팬들은 신생팀 KT 위즈의 주전 포수 장성우와 관련된 추문에 먼저 주목했다.

장성우의 전 여자친구라 밝힌 여성 A가 본인 SNS 계정을 통해 평소 장성우와 나눈 메시저 대화글 및 그가 했던 발언들에 대해 공개했는데 그 내용이 상당히 충격적이었던 것.

A씨가 공개한 글에 따르면 사석에서 장성우는 현재 소속팀 감독 및 구단주 그리고 전·현 팀 동료들을 싸잡아 비판했다. 평소 자신에게 잘해준 한 여성팬은 물론 여성 야구팬 전부에 대해서도 인격모독성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장성우는 또 프로야구 인기 치어리더인 박기량씨에 대해서도 성적모욕에 해당될만한 발언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에 대해선 박기량씨가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장성우와 A씨간 대화내용이 둘 사이 사적 대화로 공개적인 발언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A씨의 폭로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겠으나, 그 내용이 선수 인격을 의심하게 만드는 수준이다 보니 장성우를 바라보는 야구팬들의 반응 또한 급격히 나빠진 모습이다.

논란이 불거진 직후 KT와 장성우의 대처 역시 비난 대상에 올랐다.

A씨 글내용이 알려진 직후 온갖 야구관련 기사 댓글창에는 장성우와 관련된 비판글이 올라왔음에도 KT와 장성우 모두 이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다, 삼성 선수단 도박 파문이 발생하자 그제서야 공식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던 것이다.

이에 대해 상당수 야구팬 및 야구관계자들은 “KT가 주축 선수 추문 파문에 있어 이를 진심으로 인정하고 반성하기 보다 사태 무마용에 가까운 대응을 보여줬다”고 비판 중이다.

아울러 야구계에서는 삼성 라이온즈의 5연패 또는 새로운 챔피언 출현으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 기대했던 올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역시 이번 사태들로 인해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우려 중이다.

또 국제대회 선전이 프로야구 인기 요인 중 하나였다는 점에서 시즌 종료 후 치러지게 될 프리미어12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하락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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