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 규제 패러다임은 금융과 IT 간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의무 규제에서 자율 보안 형태로 변하고 있다. 본격적인 핀테크(금융과 IT의 결합) 시대에 맞서 금융회사 스스로 보안 및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함은 물론 새로운 보안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자율적 보안체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 금융보안연구원은 올해 초 급변하는 금융 IT 및 보안 트렌드 분석을 통해 금융보안 분야 전략 수립 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2015년 금융 IT·보안 10대 이슈 전망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중 국민 생활과 밀접한 5개 이슈를 선별해 진행 상황을 집중 분석했다.

⓸ 간편결제 서비스, '원클릭·020'으로 진화

금융보안연구원은 2015년 금융 IT·보안 10대 이슈로 간편결제 서비스의 '원클릭화'를 손꼽았다. 지난해 3월 '천송이 코트' 이슈가 국내결제환경 개선논란을 촉발한 이후, 결제편의 제도개선안이 마련되면서 카드·PG사별 '원클릭 결제' 서비스가 우후죽순 생겨난 것이 배경이다.

연구원은 '원클릭' 결제 서비스가 간편결제 시장의 주를 이루고, 특히 스마트폰 기반기술과 결합한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것) 결제 지원을 통한 오프라인 공략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위와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 확산을 위해, 결제 인프라 및 가맹점 확보가 필요하며, 간소화된 사전인증에 대한 보완책으로 강력한 사후보안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간편결제 시장, 폭발적 성장세

간편결제 시장규모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 시장규모는 2013년 1분기 1조 1270억 원에서 올해 2분기 5조 72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전 세계적으로는 약 487조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돼 있는데. 2013년 대비 83.1%나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올 들어 거의 매달 새로운 간편결제 서비스가 탄생하고 있다. 저마다 강점을 내세우며 고지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조민경 한국은행 전자금융팀 조사역은 "업체를 일일이 등록하고 있진 않아서 정확한 수는 알 수 없지만 대략 20개가 넘는 크고 작은 간편결제 관련 업체들이 있다"며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각 업체들은 현재 연구원의 전망대로 대부분 '원클릭' 서비스 시스템을 지향하고 있다. 관련 정보를 최소 1회 저장한 후, 이후 결제는 간단한 본인인증으로 결제하는 '간편결제'를 본인인증 과정마저 생략시킨 '원클릭' 시스템으로 성능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

국내 간편결제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네이버페이(네이버)와 △카카오페이(다음카카오) 모두 '원클릭' 서비스를 실현중이다. 스마트폰업체가 내놓은 간편결제 △삼성페이(삼성전자) △페이나우(LG유플러스), 유통업체의 간편결제 △스마일페이(옥션·G마켓) △옐로페이(인터파크) △SSG페이(신세계) △시럽페이(SK플래닛의 11번가), 전자지불결제 대행서비스업체와 신용카드업체가 내놓은 △케이페이(KG이니시스) △페이올(BC카드) 등도 모두 '원클릭' 서비스를 지원한다.

'원클릭'의 보편화, 'O2O'로 진검승부

'원클릭' 서비스로 고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각 업체들이 장기적으로 겨냥하는 지점은 'O2O' 시장인 것으로 보인다. O2O 시장은 아직 개념이 모호한 초기 시장이지만, 향후 300조원에 이르는 국내 오프라인 상거래 시장을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만큼 각광받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배달앱이나 카카오택시 등이 일종의 O2O 서비스다.

대표적인 곳이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6월 페이팔과 비슷한 전자결제 서비스 아마존페이먼트를 출시했다. 그 다음 달에는 전자지갑 서비스 아마존월렛을 선보였다. 그해 8월에는 소규모 상점에 카드 리더기를 보급해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할 수 있는 아마존 로컬 레지스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오프라인 가맹점을 확대해 아마존의 온라인 생태계와 연결하려는 O2O 전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O2O 시장에서 다른 전략으로 수익창출을 확보, 한판 승부를 예고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와 '쇼핑윈도(구 샵윈도)'를 연계·강화하는 등 기존 사업 내실화를, 카카오는 고급 콜택시를 표방한 '카카오택시 블랙'을 통한 신사업 보강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사 O2O 서비스와 관련, 플랫폼 연동을 토대로 한 사업 보강 및 신규 서비스 발굴 등 수익 창출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고급택시 시장에 진입,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잇는 O2O 신규 서비스로 수익원을 찾아 나서고 있다.

출시 200일 만에 누적 호출 수 3000만 건을 돌파하며 국내 최대 택시 호출 서비스로 자리매김한 카카오택시의 경쟁력과 노하우, 이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고급택시 호출 영역에 진출, 본격적인 수익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중형택시나 모범택시와 달리, 배기량 2800cc 이상의 차량에 요금 미터기나 결제 기기, 차량 외부 택시 표시 설비 등의 설치없이 호출 및 예약제로만 운행 가능하며 요금은 신고제로 운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기존에 갖고 있던 서비스를 이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거나 기존 서비스를 엮어서 수익 모델을 공고히 하고 있다"며 "결국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비지니스 모델의 창출로 O2O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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