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안재근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흑인 외과의사 출신인 벤 카슨 후보가 수개월째 지지율 1위를 지켜 온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따돌렸다.

27일(현지시간) CBS노스와 뉴욕타임스(NYT)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카슨 후보는 지지율 26%를 확보해 트럼프 후보(22%)를 4%p 차이로 압도했다.

카슨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 여름 이래 무서운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 8월 8%에 불과하던 지지율은 한 달 만에 23%로 치솟은 뒤 줄곧 20% 위를 지켰다.

카슨 후보에 밀려 2순위로 밀려난 트럼프 후보는 지난 9, 10월(27%) 보다 지지율 하락을 겪었다.

카슨 후보와 트럼프 후보 다음으로는 마르코 루비오(8%), 젭 부시(7%), 칼리 피로리나(7%), 테드 크루즈(4%) 등이 뒤를 이었다.

카슨 후보는 공화당 강경파인 티파티를 포함해 보수주의자들 사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정통 보수세력보다는 온건파 지지율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된다.

후보 순위에 변화가 나타나기는 했지만 전반적인 경선 판도를 가늠하기에는 이르다.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유권자 10명 가운데 7명은 아직 어떤 후보를 지지할 지 확실히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CBS뉴스는 설명했다.

이번 달 카슨 후보가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을 압도하기는 했지만 트럼프 지지자들은 카슨 후보 지지자들보다 후보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지지자 가운데 54%가 어떤 후보를 지지할 지 마음을 굳혔다고 답한데 비해, 카슨 후보의 지지세력은 19% 만이 현재 카슨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응답하는 데 그쳤다.

CBS뉴스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가 공화당 예비선거 유권자들이 각 후보의 정책 관점에 따라 유동적으로 지지 후보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1~25일 사이 미국 전역의 성인 1289명을 상대로 조사됐다. 오차범위는 ±4%p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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