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평 삼민 정치로 서초를 부활시킬 비전이 있다”

[월요신문 이신영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처남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소 고문이 20대 총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최 고문은 서초갑 출마 선언과 함께 ‘오픈프라이머리’ 실시를 주장했다. 조윤선 전 장관과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같은 지역 출마가 예정된 가운데 그 어느 지역보다 경선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양호 고문은 자타가 인정하는 ‘경제통’이다. 최고문은 1959년생으로 올해 57세다. 정치인으로는 다소 늦은 나이에 정계 진출을 선언한 배경은 무엇일까. 7일 최 고문은 <월요신문>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아래는 최고문과의 일문일답.

   
▲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소 고문. <사진제공=삼평삼민연구소>

내년 총선 출마 후보 중 최고문이 가장 많이 주목을 받는 것 같다. 김무성 대표와의 관계 때문으로 보이는데 김대표와 사전 협의가 있었나. 가족들, 특히 부인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항간에 김 대표의 후광을 얻어 나온다는 얘기가 많은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나름 정치 집안에서 자랐다. 작고하신 선친도 5선 국회의원이고, 나도 김영삼 정부시절 정무비서실에서 정치 역량을 키웠다고 생각한다. 김무성 대표와의 특수 관계로 혜택을 볼 생각은 전혀 없다. 사전에 의논을 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솔직히 말해 출마에 있어서는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공천에서 유불리를 묻는 차원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같은 길을 걷는 구성원으로서 의견을 나눴다.

우리 집사람은 내 결정을 지지하고 찬성했다. 지금도 옆에서 적극적으로 조언을 해주고 있다.

부친인 고 최치환 의원은 5선을 지낸 거물급 정치인이었다. 정치인으로서 부친을 평가한다면 얼마만큼 점수를 주고 싶나.

작고하신 선친께선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역동적인 시절을 보내셨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대구방위사령관을 역임하셨고 백선엽 장군과 나란히 임무를 수행했다. 내가 기억하는 선친은 늘 심사숙고하는 스타일이었고 공명정대를 실천으로 옮긴 분이었다. 신중하지만 한번 결정지은 것은 외압이나 불이익이 있더라도 끝까지 실천에 옮기셨다. 작고하신지 3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생전 선친께서 실천한 애국심이 국가 운명을 바꿨다고 자부한다.

정치인으로서 어떤 사명감을 갖고 있나. 최고문이 추구하는 정치 목표는 무엇인가.

내 정치적 플랫폼은 삼평 삼민이다. 평등의 민주주의·평준의 민생경제·평안의 민권사회. 주민들이 주인이 되는 평등의 민주사회, 우리가 일한 만큼 보상을 받는 평준의 민생경제, 권리를 행사하는데 굉장히 안전하고 평등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는 평안의 민권사회. 이 세 가지는 선친의 정치철학이기도 하고, 내 정치적 플랫폼이기도 하다.

삼통삼민주의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무엇인가.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선친의 육성을 빌어 설명하는 것이 이해가 빠르겠다. 선친께선 늘 ‘대한민국이 상식이 통하고 더불어 번영하는 사회가 되려면 사회정의와 국가 가치관의 확립이 절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 1986년 6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선친께선 ‘삼통삼민주의’를 제시하셨다. 선친께선 ‘한 나라의 국력은 자본과 교육, 그리고 사회정의입니다. 옳은 것·그른 것·좋은 것·나쁜 것에 대한 가치관, 사회정의가 땅에 떨어져 있는 요즘의 우리 행태를 볼 때, 우리민족은 정신적인 바탕을 물질적인 외형보다 더 소중한 자본으로 여겨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서 ‘평준의 민생경제’는 경제적 불평등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한민국이 이룩한 고속 경제발전의 성과를 국민 모두가 자신의 공헌도에 따라 균일하게 조정하며, 세계와도 성과를 나누자는 것이다. 나는 반드시 이것을 실천하고 싶다. 내가 출마를 결심하게 된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서초 갑이 지역구다. 지역의 문제는 어떻게 보고 있나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서초 갑에는 예술의전당부터 카페거리와 서래마을 등 굉장히 좋은 문화적 자산들이 많은데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경관을 해치고 주민생활에 불편을 주는 고가도로도 철거할 필요가 있다. 내가 많이 놀란 것은 잠원동 같은 경우, 큰 구역임에도 불구하고 고등학교가 없다는 사실이다. 정치인들이 지역 주민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묻고 싶을 정도다. 민의는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民)이 민(民)을 버린다.

서초갑 새누리당 후보로 최 고문과 조윤선 전 장관, 이혜훈 전 최고위원 등 세 명이 압축돼 거론된다. 상대방의 스펙이 막강한데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나.

나는 이것을 ‘주민과 권력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두 후보는 소위 말해 전략공천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과연 누가 주민의 편이냐는 것이다. 내가 출마를 결심하고 서초갑이 경선지역이 되고 관심 지역이 됐다. 다른 후보는 경선할 맘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런 면들이 나와 근본적으로 다른 것 같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이 지역에서 두 차례나 선출됐지만 이웃인 강남, 서초에 비해 굉장히 느린 성장을 했다. 조윤선 전 장관도 좋은 커리어를 갖고 있지만 유권자들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지역주민들은 구태를 벗어나기 원하고 신선하고 활기찬 피를 원한다. 이것이 내가 서초갑에 출사표를 던진 첫 번째 이유다.

최 고문은 “서초갑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이어 서초갑 공천을 희망하는 모든 후보자들도 이 제안에 동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발언의 함의는 무엇인가.

오픈프라이머리는 매우 좋은 제도다. 정당 민주주의를 향해가는 개혁의 꽃이기 때문이다. 서초갑은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 지역은 전략 공천으로만 후보를 내세웠던 곳이다. 서초 지역민들은 높은 의식 수준과 정치 감각을 가지고 있으신 분들인데, 경

   
최양오 현대경제연구소 고문. <사진제공=삼평삼민연구소>

선도 없이 후보가 나와 유권자들의 자존심이 상해있다고 생각한다. 유권자가 직접 경선 후보도 뽑고 하는 것이 정당민주주의고 자기의 직접 선택권을 표현할 수 있는 길이다. 지역 여론을 들어보면, 이곳이 경선지역이 된데 대해 고마움을 표하는 유권자들이 많고 오픈프라이머리 실시에 대해 공감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현실은 최 고문의 생각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오픈프라이머리 대안으로 ‘플랜B’플 논의할 별도대책기구 설치에 합의한 것이 그 예다. 당이 ‘안심번호’ 등 다른 방식으로 공천을 진행할 경우, 최 고문은 이에 따를 것인가.

그렇다. 물론, 방법론적 제도적 보완이나 장치가 필요하다. 우리가 단박에 다 소화할 수 있는 제도는 없기 때문에, 당의 결정이라면 따를 생각이다. 다만 오픈프라이머리의 정신을 살리게끔 안심번호나 모바일이 아니라 다른 수단이라도 강행해야한다는 시대적 소명이 주어지면 좋겠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새누리당 내 친박 비박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최 고문은 어느 쪽인가.

같은 질문은 여러 번 받았다. 일단 난 친박 비박도 아닌 애국보수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진영 논리를 타파해야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 정치인들이 “친박이냐, 친노냐” 따지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물론 다른 나라도 계파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정책 위주의 계파다. 예를 들어 환경보호를 위한 계파냐, 민주주의를 위한 계파냐. 정책노선에 따라 계파가 만들어져야지 인위적으로 계파를 나누는 것 자체가 구태다. 정치는 정책이 우선 돼야 한다.

이력을 보면 차바이오텍 대표이사를 지냈다. 차바이오텍은 차병원 계열로 줄기세포 분야의 생명공학기업인데 대표이사를 맡은 이유는 무엇인가. 또, 완전히 그만 둔건가?

바이오칩을 만들고 싶었고, 줄기세포 공학자와 내 생각이 일치했다. 황우석 교수 사태 직후에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현장에서 줄기세포를 통해 4, 5번 척추가 끊어진 동물이 낫는 모습을 보고, 심장 조직이 개선되는 것을 보며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일이다보니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렸다. 그런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는 컨설팅회사도 운영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후 후배들의 몫이라 생각하고 퇴사를 결정했다.

전직 CEO로서 기업 경영의 노하우를 말한다면.

내가 맡았던 회사 중 반도체 회사를 두 곳 예로 들겠다. 두 곳 모두 매우 정체돼 있었는데 내가 경영을 맡아 5000억~6000억이던 매출을 1조원으로 신장시켰다. 당시 내가 공을 들인 부분은 사람이다.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해 활용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미래가 좌우된다고 생각한다.

후배들이 창업 문의를 많이 한다. 그 때마다 신기술도 필요하지만 뜻에 맞는 사람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답해준다. 인적 인프라가 구축되면 어떤 사업이든 성공이 가능하다. 기술을 놓고 사람을 붙이다 보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람을 놓고 기술을 붙이면 성공한다. 경제 역시 사람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다.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 정책을 공약했다. 저성장이 고착된 현 상황에서 경제민주화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견해가 만만찮다. 경제민주화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경제민주화는 헌법에도 나와 있는 개념이다.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부분은 내 정치철학인 ‘평준의 민생경제’와 맞닿아 있다. 경제민주화는 ‘내가 일한만큼 받는다’는 취지라면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안했거나 임금상승이 생산성에 못 미치는 부분 등이 개선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최경환 부총리는 대기업 사내유보금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재계는 반발하고 나섰는데 최 고문의 생각은 어떤가.

사내유보금은 기업들이 판단해서 쓰기 위해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 ‘써라마라’, ‘과세하겠다’는 발상은 지나친 것으로 본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과세를 한다는 것인데, 활성화를 시키려면 할 수 있는 장을 펼쳐주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불안요소를 제거해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느낀 건데 기업의 제 1 목적은 생존이다. 사내 유보금은 생존을 위해 필요한 밑천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 그걸 쓰라고 하니 답답하고 속 터질 노릇이 아니겠나.

국회에 진출하게 된다면 어떤 분야의 일을 하고 싶은가.

서초갑의 경우, 전임 의원들은 중앙정치를 많이 했다. 나는 지역을 발전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겠다. 지역 발전 위에 나라 발전이 있는 것이다. 서초가 망하면 대한민국이 망하고 서초가 흥하면 대한민국이 흥한다. 그런 정신으로 정치를 펼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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