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구현 ‘맑음’ 정해봉 ‘갬’ 김덕수 ‘흐림’

내년 초 전업 카드사 7곳 가운데 우리·하나·국민카드 CEO들의 임기가 만료된다. 김덕수 국민카드 사장과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은 한번 연임한 상태이고 유구현 우리카드는 올해 초 취임했다. 최근 들어 카드사가 실적 악화에 감원 바람이 불고 있어 이들 전문경영인들도 실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월요신문>은 임기 만료를 앞둔 카드3사 전문경영인들의 경영성적표를 비교해봤다.

카드 3사 전문경영인들의 잔여 임기를 살펴보면 유구현 우리카드 대표는 내년 2월, 정해붕 하나카드 대표와 김덕수 KB국민카드 대표는 각각 내년 3월이다. 각사 경영인들은 주어진 임기는 채울 것으로 보이지만 연임 여부는 불확실하다. 연임을 결정짓는 잣대는 ‘실적’이다. <월요신문> 분석 결과 카드 3사 경영인 중 유구현 우리카드 대표의 성적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카드 당기순이익 업계 1위

우리카드는 올해 3분기까지 작년 동기 매출 644억원 보다 56.21% 급증한 100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직원 1인당 순이익(생산성)도 2억1728만원으로 전업 카드사 중 1위다. 이는 우리카드가 최근 대손적립금을 줄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손준비금 적립액이 낮아지면 당기순이익이 늘어나고, 생산성 지표까지 개선하는 도미노 효과가 발생한다. 우리카드는 올 들어 지난해보다 150억원 가량 줄어든 354억원의 대손준비금을 적립했다. 우리카드는 카드론 영업에 집중하면서 이자이익이 늘고, 신용판매카드 수수료수익이 늘면서 전체 수수료 이익도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카드의 올 상반기 개인신용카드구매 실적 기준 시장 점유율은 7.3%로 1년 새 0.3%포인트 올랐다. 업계에서는 우리카드가 우리은행으로부터 분사하면서 최근 2년여 동안 대손준비금을 크게 쌓아왔지만 이젠 안정기에 접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 과정에 유구현 사장의 역할이 컸다. 업계에서는 유구현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장담할 수 없다. 우리카드는 우리은행에서 분사한지 2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사장이 3번이나 바뀌었다. 강원 전 우리카드 사장 역시 호실적에 연임이 유력시 됐지만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에게 자리를 내줬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카드가 정부의 외풍이 강한 조직인 만큼 연임을 장담할 수 없다.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 실적 개선 변화 없어

김덕수 사장이 이끄는 KB국민카드는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다. 올 들어 9월 말까지 KB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2846억원으로 지난해 2744억원 보다 3.7%증가(102억원) 하는데 그쳤다. 시장 점유율은 올 상반기 개인 신용카드구매 실적 기준 12.3%로 1년 새 변화가 없었다.
김 사장의 경우 지난해 발생한 고객정보 유출 사태 이후 조직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카드와 비슷하게 외풍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이다. 최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이 계열사 사장단을 비롯한 임원들에 대해 큰 폭의 인적 쇄신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계열사 사장단 자리에 새로운 경영자가 들어올 것이라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김옥찬 전 SGI서울보증보험 사장을 지주사 사장으로 전격 영입한 것을 보면 물갈이의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 김덕수 사장이 이미 한차례 연임을 한 상태라 연임 여부가 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하나카드 1분기는 손실 3분기 이익 달성

정해붕 하나카드 사장은 올해 외환카드와 하나카드가 합병하면서 안정적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다는 업계의 평가다. 하나카드는 올해 1분기 4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2분기 15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3분기에는 143억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분기까지 95억원에서 올해는 253억원으로 약166%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하나카드의 시장 점유율은 8%다. 정 사장은 작년 말 옛 하나SK카드와 옛 외환카드의 합병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미 한 차례 연임을 했다는 점에서 재연임 가능성은 비교적 낮은데다가 최근 전산 통합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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