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리 바라 GM CEO.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최윤정 기자] 세계 자동차업계 최초로 여성 회장이 된 제너럴모터스(GM) 메리 바라(54)는 GM의 105년 창업 역사상 첫 여성 CEO와 회장직을 겸직하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GM 부활의 잔다르크'로도 불리는 그는 뼛속까지 'GM의 딸'로 평가받는 전형적인 GM 가족 출신 경영자다. 그의 아버지는 GM의 폰티액 생산라인에서 거푸집을 만드는 기술직으로 39년간 근무했다. 어릴 때부터 자동차 엔지니어인 아버지를 보며 자연스럽게 자동차에 관심을 갖게 됐다. 

바라는 회사 부설 자동차대학인 GM인스티튜트(현 케터링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던 1980년 18살의 나이에 인턴사원으로 입사해 폰티액 라인에서 일을 시작하며 GM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1988년 전자공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90년 GM의 펠로쉽을 통해 스탠퍼드대학에서 MBA과정을 거쳤다. 

그는 입사 후 줄곧 생산기술 부문에서 근무해 왔다. 생산기술 부문에서 조립공장의 플랜트 매니저를 포함해 다양한 경험을 쌓아 왔으며 북미 인터날 커뮤니케이션과 엔지니어링 부문 임원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그러다 회사가 위기에 처했던 2009년부터는 글로벌 인재관리(HR) 부문을 맡아 GM의 구조조정 기간 동안 회사문화의 변화를 주도했다. 

바라는 지난 2011년 애커슨에 의해 글로벌 제품개발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글로벌 제품개발 부사장으로 일하면서 자동차 모델별 담당 임원수를 3명에서 1명으로 줄이고, GM의 자동차 플랫폼 종류를 단순화하고 호환 부품수를 줄여 생산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014년 1월 최초의 자동차업계 여성 최고경영인으로 취임하자 마자 발생한 소형차 점화장치 불량으로 인한 GM의 위기를 원만히 해결했다. 또 연이어 발생한 안전 부품 리콜 사태도 잘 해결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바라는 2005년과 2010년에는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가 선정한 '북미 자동차 산업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뽑히기도 했다. 

그렇다고 바라가 '일 중독'으로만 유명한 것은 아니다. 그는 1남1녀를 키우는 열성 가정 주부로도 평판이 자자하다. 

사내 미팅이 끝나자 마자 자녀를 픽업하기 위해 회사문을 나서는 일이 잦고 사무실을 자녀들이 어린시절 그린 그림으로 장식해 놓을 만큼 자녀 사랑이 각별하다. 

바라는 지난 2년간 CEO로 일하면서, 회사를 위기 국면에서 확실히 구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록 2014년 1월 이후 현재까지 GM의 주가가 16% 하락하기는 했지만, GM의 부활 기초를 단단히 구축했다는 것이다. 

그는 2014년 점화장치 불량문제로 법무부와 9억 달러, 희생자 124명 유가족과 6억달러 배상에 합의하면서 "잘못을 분명히 바로잡겠다"는 단호한 자세로 직원과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다. 당시 그가 " 나는 두가지 원칙을 반드시 지킨다. 첫째는 피해자들을 위해 옳을 일을 하겠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실수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며 재발방지를 위해 무슨 일이든 다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 (위기로부터) 내가 배운 것은 무엇보다도 가치를 지키며 살아야한다는 점"이라면서 "종이 위에 말을 적는 것은 쉽다. 우리가 지금해야 하는 것은 가치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한 적도 있다. 

또 바라 회장은 CEO 시절, 수익이 확실하게 창출되지 않는 부문을 과감히 잘라내 경영을 강화하는 결단을 내렸다. 대표적인 예가 투자대비 20%의 수익을 내지 못한 유럽 시장에서 쉐보레 사업을 철수하고, 러시아, 태국,인도네시아에서 사업 규모를 대폭 줄인 것이다. 

GM은 새 회장을 선임한 4일 유사콜택시 업체 리프트가 제휴해 '무인운전 자율주행차 택시군단'을 만드는 계획을 발표했다. GM은 이 프로젝트에 5억 달러(약 6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공개했다. 바라 회장은 내주 전기차 신차 볼트를 시장에 내놓으며, GM의 미래 전략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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