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011년 최태원 비리 수사 때 내연녀 첩보 입수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SK 최태원 회장 내연녀 부당 지원 의혹과 관련 “검찰이 2012년 최태원 회장의 횡령 혐의 등을 수사할 당시 SK 뉴욕지사가 최 회장 내연녀에게 생활비를 부당 지원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서도 수사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10일 뉴시스는 “2012년 당시 SK 뉴욕지사 돈이 그 분(내연녀) 생활비로 갔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것까지 언제 보나 해서 안봤었다. 지금 SK 쪽에서 그 돈 얘기가 나오니까 이미 검찰에서 검토했고 문제 없다고 했다고 하는데 우리는 본 적이 없다”고 당시 수사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수사 관계자가 말한 ‘생활비’는 SK그룹 계열사와 내연녀 사이에 오고간 아파트 거래도 포함돼 있다.

최태원 내연녀 부당지원 의혹의 본질은 그룹 총수인 최회장이 지위를 이용해 회삿돈을 내연녀에 제공하는 편의를 제공하고 결과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느냐 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재미 블로거 안치용씨는 지난 4일 자신의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를 통해 최 회장의 내연녀가 서울 서초구의 고급 아파트를 지난 2008년에 샀고 2년 뒤 SK그룹 해외 계열사(버가야 인터내셔널)에 이를 되팔면서 8억5000만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봤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국토교통부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한다면 내연녀는 수익은커녕 오히려 7000여만원의 손해를 봐야 정상인데 55% 수익을 거둬 매우 비정상적”이라고 밝혔다. 안씨는 이를 근거로 최 회장과 SK계열사의 공금 횡령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SK측은 “당시 거래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K 관계자는 “당시 해당 아파트가 미분양이었고 그런 점에서 오히려 SK건설을 도와준 것”이라면서 “2008년 금융위기가 끝나고 2010년에는 부동산시장 활황이 되면서 가격이 올라 시세대로 산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법인인 버가야인터내셔널이 왜 최회장 내연녀 김씨의 아파트를 구입했는지도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SK측은 “버가야 직원들이 한국 숙소로 이용할 목적으로 구입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버가야는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이 높아 SK측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버가야 인터내셔널은 싱가포르의 세계적 야경 명소로 유명한 센턴웨이에 소재를 둔 SK 해외 법인이다. 2010년 설립됐으며 자본금 규모는 110억원이다. 지배 구조는 SK에너지 인터내셔널(싱가포르)  → SK이노베이션(한국)  → SK 지주로 이어지며 그 정점에 최태원 회장이 있다.
법인 설립 시점도 오비이락격이다. 버가야 인터내셔널은 최회장 내연녀 김 씨 아파트 구입하기 직전에 설립됐다. 

현재 최태원 회장에 대한 여론은 매우 싸늘하다. 이혼 의사를 담은 편지가 공개된 후 곧바로 내연녀 존재가 알려지면서 여론의 역풍을 맞았기 때문이다. 나아가 회사 자금으로 내연녀의 생활비를 지원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수사를 통해 진실이 규명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연초 부정부패 엄단 의지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검찰의 한 고위 간부는 최태원 회장 내연녀 부당지원 의혹에 대해 “고발이 있을 경우 수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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