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기보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미국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0월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6100 포인트를 돌파한 후 1700 포인트 미만으로 하락한 바 있다. 2000 포인트 초반을 오랜 기간 이어가던 중국 증시가 지난해에는 다시 5100 포인트를 넘어서며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하였으나 다시 급락으로 이어지면서 2926 포인트까지 하락하기도 하였다. 두 시기의 증시 불안정성은 투자자에게 주식투자에 대한 희비를 안겨주었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두 번째 증시 불안정은 실물경제의 불안마저 가져오고 있다는 점에서 첫 번째와 차이가 있다. 이렇게 실물경제의 불안까지 초래한 증시 불안정의 근본 요인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요인이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주식투자자의 85% 정도가 개인투자자인 것에 기인한다는 내용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개인투자자들이 중국 주식시장에 대해 불안해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다른 변수도 많지만 기본적으로 주식시장은 실물경제를 반영하는 거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2년 7.8%로 급락한 후 2013년 7.7%, 2014년 7.4%, 지난해에는 6.9%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점을 중국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언급하는 견해도 있으나 중국의 경제규모나 2015년 81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1인당 국민소득을 감안할 때 결코 낮은 수준의 성장률이라 하기 어렵다. 또한 2012년 이후 성장률은 서서히 하락함으로써 연착륙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중국 경제의 성장 축으로 작용했던 몇 가지 지표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유럽 재정위기, 신흥국의 경기침체 등이 겹치면서 지난해 중국의 수출은 감소하였다. 무역수지 측면에서 보면 수입 감소가 수출 감소를 능가하면서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훨씬 커지고 있다. 문제는 수출 감소로 인해 수출 관련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최근 10여 년간 중국의 투자환경이 악화되면서 외국인투자기업이 철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오히려 중국 기업의 해외직접투자(ODI)가 급증하여 지난해에는 외국인직접투자(FDI)와 대등한 수준이 되고 있다. 그 외에도 중국의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중국 성장의 중요한 축이었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현저히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불안요인을 다른 각도에서 보면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대외요인 악화로 인한 수출 감소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가 공통으로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해당한다. 둘째, FDI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ODI가 증가한다는 것은 중국 기업의 국제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투자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소비 비중은 크게 증가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금융지표와 관련해서 최근 지속적인 위안화 평가절하가 중국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위안화 평가절하는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요인이라기보다는 지난해 12월 11일 환율 바스켓을 기존 미 달러에서 유로, 엔화 등 13개국 통화로 조정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이해해야 한다. 또한 외환보유액 급감이 중국 경제의 불안을 반영하는 결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여전히 3조3000억 달러에 달하며,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중국은 과거처럼 외환보유액은 지나치게 높게 유지할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따라서 중국 증시에 대한 불안 요인은 중국의 경제위기에 기인한다기보다는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의 부족에 기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신규 상장 제한, 대주주의 주식 매각 제한, 무리한 서킷브레이크 발동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증시에 대한 불안을 더 가중시킨 점이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연착륙되고 해외 경기가 회복될 전망이어서 중국 증시에 대한 장기적 투자 전망은 결코 어둡지 않다고 할 것이다.

<필자 약력>

중국인민대학 재정금융학원 경제학 박사

한중사회과학학회 편집위원장

현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