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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턱밑까지 들어온 美핵잠수함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필리핀 대법원이 지난 12일 미국과 필리핀 정부가 맺은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현지 언론들이 알렸다.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이란 미군이 필리핀 군사시설을 이용하고 병력을 장기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협정이다.

2014년 4월 미국과 필리핀 정부는 EDCA를 체결했으나 필리핀 전직 상원의원과 시민운동가들이 헌법에 규정된 상원 동의를 받지 않았다며 위헌 소송을 제기해 그동안 시행이 보류됐다. 이번 합헌 결정에 따라 미국은 1992년 필리핀에서 철수한 지 24년 만에 수비크만 해군기지와 클라크 공군기지 등 옛 기지에 복귀하게 됐다. 미군은 1991년 필리핀 상원이 미군기지 조차기간 연장안을 부결해 필리핀에서 철수한 바 있다.

필리핀 정부는 14일 EDCA에 근거해 남중국해 인접 서부 팔라완 섬 등에 장비와 물자를 비축할 수 있는 군사기지 8곳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맞서 군사·외교 협력을 강화해온 미국과 필리핀 양국은 EDCA 합헌 결정 직후 미국 워싱턴에서 양국 외교·국방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2012년 5월 이후 거의 4년 만에 '2+2 회담'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필리핀은 중국과 분쟁을 빚는 도서 주위를 미국과 함께 순찰할 것을 요청했다.

피터 폴 갈베스 필리핀 국방부 대변인은 "해당 지역을 합동으로 순찰하자고 제안하고 있다"면서 "(양국의) 남중국해 일대 공동 주둔에 대한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14일 밝혔다.

갈베스 대변인은 또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광범위하게 논의했다. 미국 측에서는 필리핀 방위에 대한 굳은 의지를 피력했고 필리핀도 합동 순찰 등으로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EDCA 합헌 결정이 내려진 날, 미 해군의 6천t급 공격형 핵잠수함 토피카 함(SSN-754)이 입항했다. 로스앤젤레스급 스텔스 잠수함으로 평가되는 토피카함은 태평양 상의 미군기지 괌에 모항을 두고 있으며, 최대 400m 수중에서 12발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미 해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토피카함이 "정기적인 아시아·태평양 배치의 일환으로 문화 교류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입항한 것"과 "체류 중 다양한 임무을 수행할 예정"이라 밝혔다.

하지만 군사전문가들은 남중국해 항행에서 중국과 크고 작은 마찰을 겪은 미국이 좀 더 자유롭게 군사 활동을 나설 것으로 예상했으며, EDCA와 ‘2+2 회담' 역시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 2일과 6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 베트남명 쯔엉사군도,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의 피어리 크로스 암초(중국명 융수자오<永暑礁>)를 메운 인공섬의 활주로에서 민항 여객기 이착륙 시험을 실시했다.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섬의 시설을 본격 가동해 영유권을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관련 국가들의 향후 대응에 국제 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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