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이익 하락 불구 주주가치 증대 목적 배당률 늘려

현대차는 26일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91조 9587억원, 영업이익은 15.8% 감소한 6조 3579억원, 당기순이익은 14.9% 줄어든 6조 509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영업 이익 하락은 5년 이래 최저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주주 가치 증대를 위해 배당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리기로 이사회 의결했다. 이에 따라 정몽구 회장과 자녀들은 총581억원이 넘는 현금 배당금을 수령한다.

현대차는 기말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3000원, 우선주의 경우 1주당 3100원의 현금을 배당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중간배당 1000원을 합하면 2015년도 회계연도 배당액은 총 4000원이다. 시가 배당률은 2.8%이다. 배당총액 1조796억원이며 전년 8173억원 대비 32.1% 증가했다. 배당성향은 2014년 11.1%에서 지난해 16.8%로 5.7%포인트 높아졌다.

현대차의 배당 확대로 인해 정몽구 회장은 중간배당금을 포함해 총455억원(1139만주 보유)의 배당금을 수령하게 됐다. 정의선 부회장은 126억원(우선주 포함317만주 포함), 딸 정명이씨와 정성이씨는 각각 740만원(우선주 포함 1843주)의 배당금을 수령한다. 현대차의 최대주주인 계열사 현대모비스는 1831억원(4578만주 보유)의 배당금을 수령한다.

영업 이익 하락의 원인에 대해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액은 금융 부문 매출액 증가 등의 영향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신흥국 통화 가치의 급격한 약세에 따른 해외공장 수익성 하락으로 6조원대로 내려앉으며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영업이익이 기대에 못 미쳤음에도 불구하고 배당률을 높인 것은 2014년 9월 한전 부지 고가 낙찰 논란을 종식하기 위한 연장선상으로 풀이된다. 2014년 현대차그룹은 한전 부지를 시장 예상치보다 3배 이상 많은 10조5500억원에 낙찰받았다. 당시 현대차 주주들은 주주 동의를 거치지 않고 과도한 비용을 들여 한전 부지를 낙찰 받은 것은 주주 이익을 훼손한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현대차그룹의 한전 부지 낙찰 이후 재무적 훼손을 우려해 주식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현대차 주식은 한전부지 매각 발표 전일 종가기준 21만8000원으로 마감했으나 발표 다음날 종가기준 19만8000원으로 하락세로 전환 장을 마감했다.
이후에도 현대차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왔으며 28일 기준 13만5000원에 장마감했다. 현대차는 주주 불만이 계속되자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하여 2014년 11월 중순부터 자사주 매입을 진행 중에 있으며, 2015년부터 중간배당 실시 등 주주환원 정책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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