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21명 새누리 6명 국민의당 22명

3당 인재 영입 가속화

더민주 21명 새누리 6명 국민의당 22명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제 20대 총선이 7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권은 아직도 선거구획정안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 당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인재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두 주자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에 가장 앞서고 있는 곳은 더불어민주당이다. 더민주는 1일 1인 발표전략으로 2일 조응천 전 비서관까지 총 21명의 인재를 수혈했다. 탈당 러시 속에 이뤄진 인재영입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더민주의 지지율이 3주 연속 오른 것.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1일 발표한 1월 4주차 정당 지지도 집계 결과, 더민주는 26.9%로 지난주에 비해 1.9%포인트 올랐으며 1월 1주차에 비하면 6.3%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새누리당은 4.5%포인트 상승, 국민의당은 5.6%포인트 하락했다.

입당한 21명 중 초반에 영입된 인물들은 ‘더불어컨퍼런스’, ‘더불어콘서트’ 등에 모습을 드러내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당 내 위원회에 전방위적으로 포진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16명의 선대위 중 5명, 7명의 비대위 중 2명, 당쇄신기구 뉴파티위원회 20명 중 8명, 인재영입위 1명 등 한자리씩 꿰차고 있다.

그 중 표창원 전 교수와 김병관 웹젠 의장은 선대위 등 3개 위원회에 속하고 있고, 양향자 전 상무와 이철희 소장은 2개 위원회에 속해 있다. 이철희 소장은 뉴파티위원장이다.

일각에서는 일부 인사들의 겸임 활동에 대해 “역할이 중첩돼 혼선이 있을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김종인 위원장은 "선대위는 선거와 관련한 모든 문제, 비대위는 당무 절차를 관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일부 선대위원들이) 비대위원으로 선출됐다고 해서 운영 자체에 큰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대위원으로 임명된 일부 영입인사들이 당 '뉴파티위원회' 활동을 겸임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뉴파티위원회는 선대위 밖에서 활동하는 것이라 크게 관계없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지금까지 우리 당이 영입을 발표한 인사들은 모두 이번 총선 출마를 전제로 해서 영입한 분들”이라고 밝힌 것처럼 21명은 ‘총선용’이다.

그 가운데 지금까지 지역구 출마를 명확하게 밝힌 인사는 김정우 교수와 하정열 전 국방비서관, 오성규 전 이사장 등 3명이다.

김정우 교수는 입당과 동시에 강원도 철원, 화천, 양구, 인제 출마를 선언했고, 하정열 전 비서관은 지난 22일 고향인 전북 정읍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오성규 전 이사장은 최근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의 지역구인 노원갑 출마를 확정했다.

3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인사들은 “당에 모든 것을 일임하겠다”는 자세다. 그럼에도 몇몇 인사들은 출마 예상 지역구가 거론되고 있다. 김병관 웹젠 의장은 고향인 전북 정읍, 학창시절을 보낸 전북 익산 등이,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는 고향인 전남 화순 등이 출마예상 지역구다.
여기에 오기형 변호사와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광주에, 유영민 전 포스코 경영연구소 사장과 오창석 전 아나운서는 부산 출마설이 돌고 있다.

지역구 출마를 하지 않는다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야 하는 것이 영입인사들의 현실이다. 현재 유력하게 비례대표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은 이수혁 전 수석대표다. 더민주는 17대 정의용 전 주제네바 대표부 대사, 18대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을 비례대표로 배치한 바 있다. 19대에 외교전문가의 비례대표 진출은 없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이철희 소장은 비례대표를 원하는 쪽이다. 이 소장은 “지역구 출마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못을 박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비례대표 당선권도 초미의 관심사다. 더민주 비례대표 추천 TF에 따르면 20명을 비례대표 당선권으로 보고 12명을 추천 방식으로, 8명을 선출 방식으로 선정한다. 비선출 분야에서는 △유능한 경제 분야(2~3인)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분야(2~3인) △민생복지 및 양극화 해소 분야(3~4인) △사회적 다양성 분야(3~4인) 등 12명 가량의 후보자를 선정한다. 이는 운동권 출신들이 독점했던 지난 19대 총선 때와 차별화된 방식이다.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비율은 더민주 당헌 102조에 따라 '여성 60% 이상, 남성 40% 이하'로 하도록 했다. 선출방식의 비례대표는 4개 분야에서 남녀 각 1인, 총 8명을 선정한다.
더민주 관계자는 여성 60% 이상 규정에 대해 "번호가 부여되는 모든 비례대표에 적용되는 기준이며 당선 가능성이 큰 20번 안쪽으로는 절대적으로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19대 비례대표 의석수 총 54석 중 새누리당은 25석, 민주통합당은 21석을 차지했다.

새누리당 ‘인재영입 대신 상향식 공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기본적으로 인재영입은 필요없다는 입장이다. 더민주의 인재영입과 관련해서는 ‘꽃꽂이식 영입, 화장발 영입’이라며 평가절하 했다.

새누리당의 인재영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11일 김 대표는 새로운 인물 6명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자발적으로 입당하겠다고 밝혀왔기에 기존의 인재영입과는 다르다”며 “새누리당으로선 100만 원군의 힘이 될 것”이라 소감을 말했다. 하지만 6명 중 4명이 법조계이며, 일부는 이미 당원인 것으로 밝혀져 영입 효과는 크지 않았다.

김 대표는 영입대신 당 내 인재를 활용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부산 해운대에 출마하려던 안대희 전 대법관에게 험지 출마를 권유했고 안 전 대법관을 마포 갑으로 방향을 틀었다. 또한 이미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문대성 의원을 설득하여 인천 남동갑에 출마토록 했다.

반면 상향식 공천 철회를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친박계는 인재영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원유철 원내대표는 인맥을 동원해 외부 인사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조훈현 바둑기사와 엄홍길 산악인에게 비례대표 제안을 했고 조 기사는 며칠째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엄홍길 씨는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히말라야 네팔에 학교를 짓고, 국내에서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국토 대장정, 봉사 활동을 하는 것이 내게는 더 중요하다”고 거절의사를 밝혔다. 또한 김연아 선수 역시 영입 제안을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친박계의 인재영입 주장 속에 새누리당은 ‘총선기획단’이라는 조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 20일 첫 회의가 열린 총선기획단은 ‘상향식 공천제’ 확립과 함께 ‘공개 오디션’ 방식의 비례대표 후보 선정 방식을 논의했다.

투명한 비례대표 후보 선정을 위해 공개 오디션 방식을 활용하자는 의도다. 구체적으로 30여명으로 구성되는 ‘국민공천배심원단’이 비례대표 후보자들에게 정치적 소양, 전문분야 등 다양한 과제를 부여하고 그에 대한 평가 결과로 비례대표 순위를 받게 되는 것이다.

한편, 정치권 인재영입과 관련해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은 “인재영입 기준도 2016년에 국민이 생각하는 것이 기준이 돼야 한다. 소수의 당 지도부가 생각하는 기준이 되면 안 되는 것”이라며 “기준을 그렇게 만들어 놓고 손 붙잡고 국민 앞에 와서 흥행을 얘기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어떤 울림이 있을까”라고 꼬집었다.

국민의당 ‘물밑에서 조용히 영입 경쟁’

2일 창당한 국민의당 역시 인재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지금까지 22명의 인재를 영입했다. 아직 이목을 끄는 스타급 인사는 없지만 당의 보탬이 될 수 있는 거물급 인사 영입을 위해 물밑에서 진행 중이다.

그 중 이상돈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참여의사를 밝힌 것이 눈에 띈다. 2일 이 전 위원은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이 처음에는 국민들의 기대가 컸는데 정체가 돼있고, 저도 남의 일처럼 볼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하며 "이렇게 된 입장에선 제가 현실정치에 참여하지 않으면 몰라도, 참여한다면 당연히 국민의당에 힘을 싣는 게 맞다고 본다"고 합류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당이 영입한 인사 중에는 다른 당과 차별화되는 인사들이 있다. 배성춘 시설관리원과 임종성 환경미화원이다.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들의 영입에 대해 “이 분들은 무기계약직이라는 이름으로 삶의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계신 평범한 우리 이웃”이라며 “깜짝 이벤트가 아니라 이분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생위원회를 꾸려 정책과 입법과정에 직접 참여하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당이 제시하는 영입 인재의 기준은 '부패하거나 막말하는 사람' '낡은 이분법적 사고를 가진 사람' '기득권 편에 서 있는 사람'은 배제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만 아니면 이념이나 과거 정치 이력에 관계없이 등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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