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네티즌이 KT WIZ에서 받은 선수 사인볼이 '대필볼'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출처=해당 네티즌의 SNS>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KT WIZ’가 구단 소속 어린이야구단 회원들에게 선수들의 사인이 아닌 ‘대필 사인볼’을 나눠줬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4일 한 네티즌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KT 야구단의 대단한 팬 서비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KT WIZ 소속 박경수 선수의 사인볼로 보이는 사진이 함께 게재됐다.

이 네티즌은 “조카가 KT WIZ 어린이회원으로 가입한 후 박경수 사인볼을 받았지만 팬카페에서 본 사인볼과 달랐다”라며 “구단에 문의해봤지만 정확한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고 분노했다.

이어 이 네티즌은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가짜 사인볼을 전해줄 수 있는 건가? 막내구단으로 창단해 팬과 함께 발전할 모습을 보여줘야지 저런 머리 굴리는 모습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창단과 함께 어린이회원을 모집한 KT WIZ는 선수들의 친필 사인볼 선물을 약속했었다. 사인볼은 보통 어린이회원을 모집하는 구단의 가입 사은품에 포함된 기본 품목이다. 즉, 구단에 가입한 회원들이 회비를 내고 사은품으로 받는 것이다.

KT WIZ의 대필 사인볼 논란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지난해 12월 11일 KT WIZ의 팬카페인 ‘카이저스(Kaizers)’에는 여러 차례에 걸쳐 사인볼 대필 의혹을 제기한 글들이 올라왔다.

팬카페 회원 ivso****는 이대형 선수 사인이 담긴 야구공 사진과 함께 “KT 어린이야구단에서 받은 사인볼이다. 가입 당시 특전으로 받았다. 이대형 선수의 사인이 아닌 것 같다. 처음엔 어이가 없었는데 지금은 화가 난다. 이거 진짜 이대형 선수가 사인했을까요?”하고 말했다.

특히 이 회원은 “어디다가 클레임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구단 쪽과는 연락이 안 되고 홈페이지 1대1 게시판을 통해 문의해 놓은 상황이다”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에 해당 글에는 “누가 봐도 아닌데요. 지나가던 사람들도 아니라고 하겠어요. 대필이라도 그렇지 너무 성의 없게 했다”, “유니폼에 직접 받은 분과 비교하면 아닌 것 같다”, “참 실망이네요. 순수한 팬심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거 같네요”, “구단에다 정식으로 얘기해야 한다. 그냥 넘어가면 어린이들에게 상처도 크고 구단에 대한 이미지도 마이너스다”등 KT WIZ 구단을 향한 팬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 외에도 다수의 KT 팬카페 회원들은 어린이야구단 가입 선물로 받은 사인볼의 사인과 기존 알고 있던 선수 사인이 다른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중이다.

<월요신문> 취재 결과 KT WIZ는 어린이 회원을 두 종류로 모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vic 회원'은 65000원, 'ddory 회원'은 120000원을 가입비로 받았다. 이렇게 해서 모집한 어린이회원은 총 3000명에 달한다. 문제는 3000명 중 얼마나 많은 어린이들이 대필 사인볼을 받았는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어린이들이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 KT WIZ 회원으로 가입한 이유는 선수들이 직접 사인한 야구공을 갖고 싶어서다. 이 소망을 저버린 행위는 도의적 책임뿐 아니라 법적으로도 문제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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