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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 '쩐의 전쟁'
   
▲ <사진출처=forbes.com>

미국 대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 '쩐의 전쟁'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미국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면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미국 대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선거자금이다. 조 단위의 돈이 오고가기 때문. CNN 등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일까지 각 후보 진영이 정치 광고와 선거 유세 등에 투입할 비용은 59억 달러(7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대통령 선거 법정 상한액이 1인당 560억원에 비하면 가히 ‘쩐의 전쟁’이다.

미국 대선은 ▲어떤 방식으로 정치자금이 모아지고 ▲어디에 쓰이며 ▲‘쩐의 전쟁’의 진정한 수혜자는 누구인지 집중 분석했다.
 

미국 정치인들이 선거자금을 모금하는 방법은 개인자금, 기부금, 정당지원금, 국가지원금 4가지다. 트럼프처럼 엄청난 부자가 아닌 경우, 대부분의 후보들이 선택하는 방법은 기부금, 정당지원금, 공적선거자금이다. 하지만 정당지원금의 경우 주(州)선거운동위원회에서 지원하는 5,000달러에 불과하다. 공적 선거자금을 통해 정부 보조를 받을 경우 선거 지출 총액 제한의 제약을 받는다. 지지율이 높은 후보일수록 정부 보조금보다 기부금에 의존한다. 반면 지지율이 낮은 군소 후보 중 정부 보조금을 받는 경우도 있다.

자금 모금 능력이 뛰어난 후보는 대부분 공적 선거자금을 받지 않고 최대한 모금해 그 돈으로 선거를 치른다. 예를 들어 2008년 대통령 선거에서 바락 오바마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모두 공적 자금옵션을 거부하고 천문학적인 금액을 선거자금으로 지출했다.
 

2010년 대법원 판결로 슈퍼팩 영향력 커져

합법적인 정치헌금인 기부금은 하드 머니와 소프트 머니로 나눌 수 있다.

첫째, 하드 머니는 개인이 정치인에게 주는 정치헌금으로 후보자와 후보자 위원회에 2700달러, 중앙정당위원회에 30,400달러 등 액수에 제한이 있다.

둘째, 소프트 머니는 기업이나 단체가 정당에 제공하는 후원금이다. 하지만 2002년 ‘초당적 선거자금 개혁법’이 통과되면서 정당으로 가는 무제한적인 소프트머니 후원이 금지됐다. 당시 소프트머니는 민주당 자금의 58%, 공화당의 40%에 달했다. 선거자금 개혁법이 통과된 이유는 이익단체의 입김 등 부작용이 심해진 때문이다.

이후 민주, 공화 양당은 소액 후원자들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2002년 법 개정 후 200달러 미만 소액 기부자들의 비율은 민주당은 18%에서 33%로, 공화당은 27%에서 32%로 상승했다.

이때 소액 후원 증가 못지않게 증가한 것이 팩(PAC)의 영향력이다. 개인은 팩(PAC)을 통해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 후보에게 후보당 2500달러 이하로 기부가 가능하다. 정당에 대한 후원금은 1년간 1만5000달러까지로 그 모금액에 한도가 있다. 여기에 후보나 정당에 직접 연계되지 않은 단체에 무제한 선거자금 모금을 허용하는 대법원 판결(2010년)이 나오면서 슈퍼팩(super PAC)이 등장했다.

2015년 슈퍼팩 모금액은 4년 전에 비해 12배 증가했다. 비중도 전체 정치자금의 32.9%에 달한다. 슈퍼팩은 후보자에겐 천군만마와 같은 돈이지만 대부분의 거액 기부자들이 특정 회사와 관련이 있거나 입법에 영향을 끼쳐 비판 여론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즈는 “2008년 대선 당시 주요 합동 기금모금 위원회에 25,000달러 이상을 제공한 후원자들 상당수가 베어스턴스, 리만브라더스, AIG 등에서 일하고 있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 치러졌던 미 대선에서 월가의 많은 돈이 양당 후보에게 흘러들어간 사실을 꼬집은 것이다.

슈퍼팩이 ‘검은 돈’이라는 비판적 시각을 보인 언론 및 시민단체는 꽤 된다.

CNBC는 지난해 월가가 슈퍼팩에 뿌린 돈이 9000만달러(약 100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고, 비영리 정치자금 감시단체인 CRP(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는 “슈퍼팩의 1/3 이상이 금융계 거물의 지갑에서 나왔다”고 비판했다.

최대 수혜자는 페이스북

이렇게 모금한 정치자금 중 상당 부분이 ‘광고’로 집행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2015년 광고 캠페인에 쏟아 부은 돈은 약 1억1100만 달러(약 1304억 원)”라고 전했다. 또한 미디어 시장조사 회사인 Borrell Associates는, “2016년 온라인 정치 광고에 쓰일 자금 규모는 2012년의 약 1억 6천만 달러에서 10억 달러(1조2,000억 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출처=forbes.com>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광고 플랫폼은 SNS다. 그 한가운데 페이스북이 있다. 지난 달 28일 영국 가디언지는 ‘How Facebook tracks and profits from voters in a $10bn US election’이란 글에서 페이스북을 이용한 후보자간 치열한 경쟁과 미 대선을 통해 페이스북이 수익을 내는 법에 대해 소개했다.

각 선거 캠프는 페이스북의 ‘타게팅’ 기술을 통해 자신을 홍보하거나 상대 후보의 약점을 파고드는 광고를 노출시킴으로써 유권자의 표심을 얻으려고 하고 있다. 이에 더해 페이스북을 통해 선거자금도 모금하기도 한다. 공화당 테드 크루즈 후보 캠프는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하루에 1만 달러를 기부받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효율적인 광고수단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시간과 비용 때문이다. 첫째는 유권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경영진은 “미국인들의 전체 스마트폰 이용시간 중 5분의 1이 페이스북 이용 시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스마트폰 이용 시간과 맞물려 페이스북의 이용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후보자 입장에선 시각을 못 맞추면 놓치는 TV광고와는 달리 손에 늘 쥐고 있고 늘 접속하는 페이스북에 홍보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인 것이다.

둘째는 비용절감이다. 2013년 페이스북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존의 우편 홍보로는 1달러에 2통의 우편을 보낼 수 있지만, 페이스북 홍보에 1달러를 쓰면 200명이 광고를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유권자의 집을 일일이 방문하는 방법이나 홍보물을 배포하는 일 못지 않게 페이스북 같은 SNS를 통해 실시간 홍보전략이 먹혀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테드 크루즈 후보를 지지하는 슈퍼팩 Keep the Promise 그룹은 1월에만 10만 달러의 비용을 페이스북 광고에 지출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미국 대선에서 온라인 정치광고에서 페이스북이 유튜브보다 우위에 설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대선에서 신바람난 기업은 페이스북 같은 SNS기업이다.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셰릴 샌드버그는 “2016년 대선은 슈퍼볼보다 광고 매출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의미심장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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