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홀딩스 소속 3개 자회사도 한진해운과 밀접한 거래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회사에서 물러난 뒤에도 한진해운으로부터 임대료 수입을 얻는 등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진해운과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는 곳은 최 회장이 최대주주인 유수홀딩스다.

현재 한진해운이 입주해 있는 건물은 유수홀딩스 소유다. 유수홀딩스는 한진해운 입주 건물 뒤편에 테라스원이라는 건물도 갖고 있다.
유수홀딩스 전신은 한진해운홀딩스다. 2014년 4월 최은영 회장이 한진해운 경영권을 시숙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게 넘긴 뒤 한진해운홀딩스 사명을 유수홀딩스로 바꾼 것. 이후 최 회장은 임대사업과 음식점업, 프랜차이즈 사업에 주력해왔다.

한진해운은 유수홀딩스 건물 5개층 전체와 1개층 일부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를 확인해보니 한진해운은 임차료로 지난 한해 74억원을 지급했다. 이 74억원이 유수홀딩스에 지급한 임대료 전체인지 ,다른 임대료도 포함돼 있는지에 관해선 한진해운과 유수홀딩스 양쪽 모두 함구했다. 다만 유수홀딩스 관계자는 “구체적인 금액은 밝힐 수 없지만 한진해운으로부터 임대료는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수홀딩스는 지난 한해 132억원이 넘는 임대 수익을 신고했다. 한진해운이 유수홀딩스 건물 5개층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여기서 발생하는 임대 수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유수홀딩스는 최근 몇 년 동안 배당을 하지 않았으나 지난해 총 18억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의 대부분은 최은영 회장 일가가 가져갔다. 유수홀딩스 주요 주주는 최은영 18.11%, 조유경 조유홍 각각 9.36%, 양현재단이 9.9% 갖고 있다. 양현재단이사장은 최은영 회장이다.

최 회장은 또 유수에스엠이라는 자회사를 통해 한진해운과의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유수에스엠은 유수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유수에스엠은 현재 한진해운 선박 68척에 대한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이는 최 회장이 한진해운 경영에서 손을 뗀 뒤에도 본인 소유 회사를 통해 일정부분 수입을 얻고 있음을 의미한다.

유수홀딩스의 또 다른 자회사인 ‘싸이버로지텍’도 한진해운과 거래를 맺고 있다. 싸이버로지텍은 최은영 회장으로선 알짜배기 효자 회사다.

유수홀딩스의 주요 자회사는 싸이버로지텍, 유수로지스틱스, 유수에스엠(선박관리) 등이다. 3개 자회사 중 영업 이익이 가장 많은 곳은 싸이버로지텍이다. 싸이버로지텍의 지난해 매출액 은 1173억 원, 영업이익은 523억 원이나 된다. 지난해 유수홀딩스 전체 매출액 (3416억)에서 싸이버로지텍이 점한 비중은 23%이나 영업이익 비중은 78%에 이른다.

싸이버로지텍이 한진해운과의 거래를 통해 거둔 이익도 상당하다. 구체적인 거래 규모를 알고 싶어 유수홀딩스에 문의했으나 함구했다. 다만 유수홀딩스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수에스엠은 최은영 회장이 경영권을 넘기기 전부터 있었던 회사다. 원래 한진해운 소속이었으나 업무효율을 위해 자회사로 분사시켰다. 계열이 분리됐다고 해서 거래처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영업기밀이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싸이버로지텍 역시 같은 이유로 한진해운과의 거래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은영 회장 소유의 자회사와 한진해운간 거래는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다. 대규모 부실 사태를 낳은 장본인이 퇴임 뒤에도 영향력을 발휘해 전 회사로부터 안정적인 수입을 얻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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