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삼성중공업, 삼성전기, 삼성SDI 등 인력 감축 잇따라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연이어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대리급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관련 내용을 공지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희망퇴직은 지난해 800여명, 올해 초 600여명에 이어 세 번째다.

희망퇴직의 배경은 거듭된 손실에 따른 조직 슬림화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 총 641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41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

이번 희망퇴직의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앞선 두 차례와 비슷한 규모로 진행될 경우, 1년여 사이 삼성물산의 희망퇴직 인원은 2000여명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난 17일 부서장을 통해 희망퇴직 절차와 조건 등을 공지했다. 이번 희망퇴직은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인력개선 방안의 일환이다. 대리급 이상 희망자들의 신청을 받고 있으나 정확한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내 희망퇴직을 시행한 계열사는 삼성물산만 아니다. 삼성그룹은 올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등의 계열사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희망퇴직이 실시됐다. 희망퇴직 인원도 상당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월 LED사업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이는 중국의 저가공세로 LED 사업이 어려움을 겪자 취한 조치였다. 당시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영 효율화를 위해 상시적인 인력 조정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 3월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한 경영효율화를 추진하면서 고참 부장급과 일부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았다. 올해 희망퇴직을 신청한 규모는 300~400명 선으로 파악된다. 삼성SDI는 내년까지 고연령자 등 1200여명을 줄이는 감축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도 마찬가지다. 삼성전기는 지난 4월, 근속 10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그동안 삼성전기는 지난해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모터부문을 매각하고 파워, 튜너, 전자가격표시기(ESL) 부문을 분리하는 등 사업재편이 많았다. 앞서 삼성전기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둔화로 실적 부진을 겪으면서 2014년 1만2000여명이던 직원 수를 지난해 1만1000여명으로 줄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5일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단 1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하는 등 극심한 수주가뭄에 시달리면서 삼성 계열사 중에서는 가장 강도 높은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세부 자구계획을 설명하는 사내방송을 통해 “2018년 말까지 전체 인력의 30~40%를 효율화한다는 계획 아래 올해 약 15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은 오는 7월부터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사장이 임금 전액, 임원이 임금 30%를 반납하기로 했다.

이밖에 올해 초 유상증자를 한 삼성엔지니어링도 1분기에만 500명 가량의 인력이 감소하는 등 상시적으로 희망퇴직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공식적으로 삼성그룹 계열사의 희망퇴직 인원을 파악하고 있지는 않다. 사업보고서를 통해 올해 2800여명 정도가 희망퇴직을 신청했다고 알려졌지만 이는 전체 퇴직자의 수로 자의적으로 일을 그만 둔 사람의 경우는 포함하지 않은 숫자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향후 다른 계열사의 희망퇴직 계획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 없다. 다만 최근 삼성SDS와 관련 일부 고직급자 중심의 희망퇴직이 이뤄질 것이라는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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