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규제법안 표결 위해 무기한 농성 돌입

▲ 총기규제 입법 촉구를 위해 연좌농성 중인 미 하원 민주당 의원들. <사진출처=Janice Hahn 캘리포니아 하원의원 트위터>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의회 단상을 점거하고 16시간 넘게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행동에 나선 이유는 사상 최악의 총기 사건인 올랜드 참사에도 불구하고 총기규제 입법 시도가 상·하원 연달아 모두 무산됐기 때문. 이틀 전 상원에서 총기 규제 법안 4건이 모두 부결된 상황에서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는 표결조차 봉쇄됐다. 그러자 존 루이스 하원의원이 단상에 올라 “우리는 결정이 나올 때까지 하원 단상을 점령하겠다”며 연좌농성에 돌입한 것. 곧이어 수십 명의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동참하며 회의를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게 되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휴회를 선언했다. 이들은 ‘입법 없이는 휴회도 없다’(No bill, no break)는 구호를 외치며 농성을 이어갔고, 공화당 의원들의 해산 요구에도 밤을 새가며 의회를 지키고 있다.

1960년대 흑인 참정권운동을 이끈 인권운동가 출신 존 루이스 의원과 함께 현재 최소 170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의회에 모여서 기약 없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의회 중계방송 중단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들의 입장을 알리면서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좌농성에 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가장 필요한 때 총기 폭력을 막기 위한 행동을 이끌어 준 존 루이스에게 감사한다”고 전했다.

한편, 총기규제 법안 부결로 비난여론이 고조되자 미 상원은 다시 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수전 콜린스(공화·메인) 의원을 비롯한 상원의원 8명이 ‘상원을 통과할 수 있는’ 총기규제 법안을 곧 발의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것.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지난 5년간 100건 이상의 총기규제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모두 부결됐다며 법안 통과는 불투명하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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