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이 ‘LG 플레이그라운드’ 오픈 행사 참석해 LG 스마트폰 G5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 빨간 불이 켜졌다.

LG전자 내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MC사업부는 올 2분기 1000억원대의 영업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사별 전망치를 살펴보면, SK증권이 1209억원 적자, 신한금융투자가 1010억원 적자, NH투자증권과 동부증권이 1000억원 적자를 예상했다.

이는 지난 1분기 2000억원대의 손실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개선된 수치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를 겪고 있는 LG전자로서는 여전히 암울한 실적이다.

실적 전망이 어두운 이유는 지난 3월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 'G5'의 부진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권성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당초 MC사업본부의 흑자 전환이 기대됐으나 G5가 판매 적기를 놓치면서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쳤다. 경쟁사의 견제도 심해서 이를 방어하기 위한 비용 지출도 컸다"고 분석했다.

박형우 SK증권 애널리스트도 "G5는 초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지만 출시 시기 선택과 초기 공급량 확보에 문제가 있었다. 그러다보니 SCM(부품 공급망 관리)에도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G5의 판매량은 갈수록 감소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아틀라스리서치에 따르면 G5는 4월 첫째 주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관심을 모았지만, 6월 들어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일일 판매량 역시 출시 직후엔 1만대 이상이었지만 6월 들어 2000~3000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도 G5 판매량을 하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G5의 예상 판매대수를 850만대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 대비 11% 하향 조정한 수치다. IBK투자증권 역시 G5 2분기 출하량을 기존 300만대에서 210만대로 낮췄다.

G5가 출시 세 달 만에 부진의 늪에 빠진 가장 큰 원인은 주변 기기인 ‘프렌즈’ 때문이다.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모듈 형태의 프렌즈는 효용성에 비해 부담스러운 가격과, 불편하다는 평가가 걸림돌로 작용한 것.

LG전자는 G5와 함께 8가지의 프렌즈를 내놓았다. 처음에는 DSLR급의 경험을 하게 해 준다면서 캠플러스 모듈을 내세웠고, 32bit 원음을 들려준다며 하이파이 플러스 모듈을 선보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평가는 부정적이었다. 화질에 영향이 없는 캠플러스는 사용하지 않을 때가 많고, 할인 쿠폰을 적용하더라도 거의 30만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하이파이 플러스 & H3 세트가 비싸다는 평가였다. 다른 프렌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도 긍정적이지 않다. 연령층이 높은 경우 프렌즈 사용이 익숙치 않아 G5 사용이 까다롭다는 의견도 많다.

LG전자가 G5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다. 프렌즈에 집중한 탓에 탈착식 배터리와 외장 메모리 지원, 고음질 재생 기능 등 G5이 보유한 장점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것.

반면 G5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한 삼성전자 갤럭시S7는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방수 기능이나 카메라 화질을 전작에 비해 돋보였다는 평가다. 이에 지난 3월 출시한 갤럭시S7와 갤럭시S7 엣지의 판매량은 2분기까지 2500만대에 이르며 흥행에 성공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조준호 LG전자 사장이 G4와 V10, G5의 연이은 부진을 충분히 경험한 만큼 차기작부터는 스마트폰사업을 정상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G5의 판매부진으로 MC사업본부의 올해 실적 개선시기를 예상하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LG전자 차기작인 G6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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