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본 야후 홈페이지 캡쳐>

[월요신문 유은영 기자] “대변 보기 힘들어요”

일본 카나가와현 야마토시(神奈川県 大和市)는 지난 6월 11일, 모든 28개 시립 초중등학교에 남자화장실의 완전개별화에 착수했다. ‘학교에서 대변보기 힘들다’라는 아이들의 사정을 고려한 것이다.

이번 안에 따르면 초등학교 19개교, 중학교 9개교의 1층 화장실 1개소에 소변기를 없애고, 모두 개별 칸으로 만든다. 소변기와 개별 칸이 같은 화장실에 있을 경우, ‘개별 칸에 들어가는 것 = 대변’이라는 인식에 부끄러움을 느끼는 아이들을 위해 만든 것.

그러나 과거 화장실 개별 칸 도입에 실패한 예도 있어 시의 조치가 실효가 있을지 의문이다. 2001년 가나가와현 지가사키시(神奈川県 茅ケ崎市)교육위원회는 시립초등학교 1개교에 남자화장실 개별칸을 시범적으로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아이들이 선 채로 대변기에 소변을 보는 바람에 변기 오염이 눈에 띄었고, 아동 다수가 ‘대변보기 힘든 것은 변함없다’고 대답해 대·소변기 병존 방식으로 되돌아갔다.

남자화장실 개별칸 도입에 대한 일본인들의 생각은 어떨까. 일본 야후는 지난 6월 11일부터 21일까지 ‘남자 화장실 개별칸 도입’에 대한 앙케이트를 실시했다. 응답자 124,403명 중 78.5%가 남성이었다. 앙케이트 결과 찬성 56,969표(45.8%), 반대 47,780표(38.4%), 모름 19,654표(15.8%) 순이었다.

찬성하는 네티즌들은 ‘프라이버시를 중요시 여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등학생 정도면 부끄러움이 덜하지만 초·중등학생처럼 어린 아이들은 대변에 대해 수치심을 느낄 수 있다는 것. 따라서 이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주기 위해 개별칸 화장실 도입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반대 의견을 낸 일본 네티즌들은 ‘대변이 부끄러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바꾸는 교육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변기를 교체하는데 드는 비용을 학생들의 의식개선 교육에 투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

한국은 아직까지 ‘남성 화장실 개별칸 도입’이 공론화된 적은 없다. 용변 보는 일을 은밀하고도 부끄럽게 생각하는 문화는 있지만 일본처럼 아이들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화장실을 개조하는 배려는 없어 교육당국이 공론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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