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본 기상청 홈페이지 캡쳐>

[월요신문 유은영 기자] 최근 부산과 울산을 중심으로 이상 현상이 감지되며 시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근래 벌어진 이상한 일들이 ‘지진 전조현상’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것.

21일 부산시 재난상황실에 따르면 오후 5시경부터 부산 일대에서 가스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이어 23일에는 울산시 남구 지역에서 가스냄새와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수차례 들어왔다. 부산시와 울산시는 주요 시설물을 조사했으나 아직까지 가스 누출정황을 밝혀내지 못한 상태다.

또 부산 광안리 해안가를 중심으로 개미떼가 대거 이동하는 모습, 울산에서 촬영된 기이한 구름사진 등이 유포되며 더욱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현상이 ‘지진의 전조현상’이라는 주장이다.

부산시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기상청 지진화산감시과에 확인 결과, 지진전조 현상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의심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규모 5.0의 강진을 겪었던 울산 시민들의 경우 불안감이 더욱 높아진 상태다.

<월요신문>은 지진 경험이 많은 일본의 지진전조현상에 대해 취재해보았다. 우선 일본 기상청의 지진예지 시스템에 대한 입장은 다음과 같았다. 다음은 일본 기상청 ‘자주 있는 질문’의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지진의 예지가 가능합니까.

▲지진을 예지한다는 것은 지진이 일어나는 시간, 장소, 강도의 세 가지 요소를 잘 한정하여 예측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때) 1년 이내에, (장소) 일본의 내륙부에서, (강도) 매그니튜드 5의 지진이 일어남’과 같은 애매한 예측이나, 매일 일어나는 매그니튜드 4 이하의 작은 지진을 예측하는 것과 같은 경우는 대게 맞히지만, 그것은 정보로서 가치가 별로 없다. 적어도 ‘(때) 1주일 이내에, (장소) 도쿄 아래에서, (강도) 매그니튜드 6~7의 지진이 발생한다’와 같이 한정될 필요가 있다.

때를 한정하기 위해서는 지진이 예측되는 지역에서 과학적인 관측이 충분히 행해지고, 상시 감시체제가 정해져 있어야만 한다. 그런 체제를 정비하여 예지 가능성이 있는 것은 현재로서는 (장소) 스루가만(駿河湾) 근처로부터 앞바다(沖合)를 진원으로 하는 (강도) 매그니튜드 8 정도의 소위 ‘도카이지진(東海地震)’ 뿐이다. 그 이외의 지진에 대해서는 직전에 예지 가능한 정도뿐 현재의 과학기술은 발전해있지 않다.

-동물이나 식물은 지진을 예지할 수 있나요?

▲동식물에게는 소리, 전기, 전자파, 냄새 등에 대한 감지력이 인간과 비교해 더 우수한 경우도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한편 지진은 지중의 넓은 범위에서 딱딱한 암반들이 파괴되어 어긋나거나 만나며 커다란 에너지 변화를 동반한다. 이에 암반이 변형되거나 지하수위가 변동되거나 지진의 발생 전부터 미약하게 특이한 음, 전기, 전자파, 냄새가 주위의 지면이나 대기 등에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면 그것을 동식물이 감지할 수 있는 경우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식물은 지진이외의 이유에 의해 통상과 다른 행동, 반응을 하는 경우가 있고, 또 동식물자체에 관해 아직 모르는 것도 많다. 하물며 지진의 전조현상도 해명되지 않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동식물들이) 지진 전에 그런 행동, 반응을 하는 이유에 관해 과학적으로 설명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지진운과 마찬가지로 동식물의 행동, 반응을 관찰하는 것만으로 실용적인 지진예지는 곤란하다.

-지진운은 있는가?

▲구름은 대기의 현상이고 지진은 대지의 현상으로 양자는 완전 다른 현상이다. 구름의 뻗는 방향은 상공의 기류에 의해 지배된다. 기류가 지형의 영향을 받는 경우는 있지만, 지진의 영향을 받는 과학적인 메카니즘은 설명되어 있지 않다.

지진운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곤란하지만, 반대로 지진운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진운이라는 것은 어떠한 구름으로 지진과 어떤 관계가 나타나는지가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다.

▲일본에서의 진도 1이상을 관측한 지진(유감지진)수는 대체로 연간 2000건 정도이고, 평균으로 하면 일본의 어디선가 1일당 5개정도의 유감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진도 4이상을 관측한 지진도 평성16년에 105건, 평성 17년에 49건, 평성 18년에 28건, 평성 19년에 57건 발생해왔다. 이처럼 지진은 언제 어디서나 발생하고 있는 현상이다. 구름은 상공의 기류나 태양 등에 의해 희귀한 형태나 색이 보이는 경우가 있고, 밤중에는 정확한 형상을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형태가 변한 구름과 지진의 발생은 어느 정도의 빈도로 발생하는, 전혀 연관이 없는 두 가지의 현상이 우연히 발견된 것이다.

그러나 일본기상청의 이러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일본 내에서도 ‘지진전조현상’에 대한 두려움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지진예지’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는 모 사이트는 ‘대지진을 교훈삼아, 다시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예지가 필요하다. 다음과 같은 이상 증세를 느낄 경우 이 게시판에 지역과 함께 증상을 적어달라’며 사이트 운용 목적을 알렸다. 사이트 내에서 말한 이상 증세로는 ▲pc, 휴대전화의 접속불량 ▲텔레비전, 라디오의 수신불량 ▲개의 이상한 짖는 소리 ▲고양이가 도망가거나 불안해함 ▲큰 새의 무리가 집단 이동 ▲방사상 패턴의 구름의 방향 ▲냉장고 등에 붙어 있는 자석이 떨어짐 등이었다.

일본 역시 대지진을 겪은 후 시민들의 충격과 공포감이 겹쳐 지진과 관련한 다양한 설들이 나돌았다. 과학적으로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유비무환의 자세로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 우리나라 역시 지난 5일 울산 지진을 겪은 후 시민들의 불안감이 조성되며 이번 사태가 더욱 불안감을 유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부산시는 경찰수사 및 범정부차원의 조사를 요청할 뜻을 밝혔다. 우리정부가 일본 기상청과 같이 범정부적 차원의 대처를 통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지 향후 대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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