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 플로리다 펜실베니아, 최대 격전지 예상

▲ 지난 주말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사진출처=www.seattletimes.com>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트럼프가 여론조사에서 힐러리를 앞서기 시작했다. 도날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최근 실시된 5차례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4차례 이긴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트럼프는 지난 주말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보인다.


CNN은 “CNN-ORC의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가 힐러리를 48%대 45%, 3%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당 게리 존슨 후보, 녹색당 질 스타인 후보 포함 4자 대결에서도 트럼프는 44%의 지지율을 얻어 39%의 힐러리를 5%p차이로 이겼다”고 밝혔다. 공화당 전당대회 이전에 실시된 CNN-ORC 조사에서는 힐러리가 49%대 42%로 트럼프를 7%포인트 앞섰다.

CNN은 “2000년 이후로 전당대회 직후 이처럼 엄청난 컨벤션 효과로 지지율 역전이 일어난 적은 없었다”며 트럼프의 반등에 의미를 부여했다.

CNN-ORC 조사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호감/비호감 항목이다. 유권자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트럼프는 힐러리보다 더 호감이며, 덜 비호감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감도 조사에서 트럼프는 46%를 얻어 41%의 힐러리를 이겼다. 비호감도 조사에서는 트럼프는 51%, 힐러리는 55%를 얻었다. 2011년 9월 26%의 비호감도를 얻었던 힐러리는 꾸준히 비호감 정도가 올라 55%까지 치솟았지만 트럼프는 2016년 3월 67%의 비호감도에서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두 후보 모두 호감보다 비호감 정도가 높지만 트럼프의 부인인 멜라냐 트럼프는 호감도가 43%로 비호감 34%보다 앞서 눈길을 끌었다. 전당대회에서 보여준 멜라냐의 단정하고 내조에 힘쓰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각인시켜 준 것으로 분석됐다.

공화당 전당대회가 트럼프에게 백인 지지층을 끌어올렸다는 조사도 나왔다. 전당대회 전 트럼프는 백인 저소득층에게 인기가 많았다. 전당대회 전에는 대졸 이하 백인 지지율은 51%로 31%의 힐러리보다 앞섰다. 전대 후 조사에서는 62%대 23%로 격차를 크게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당대회 전에는 대졸 출신 백인 유권자의 지지율이 40% 대 40%로 동률을 기록했지만 전대 후 44% 대 39%로 힐러리를 앞섰다.

그렇다고 트럼프가 역전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뉴욕타임스(NYT)가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 평균을 보면 힐러리 42.0% 대 트럼프 41.7%로 힐러리가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CNN은 트럼프의 역전 현상에 대해 “전국 단위 여론조사는 충분한 수의 샘플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경합주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할 수 없다. 따라서 트럼프의 컨벤션 효과가 각 주마다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는 정보는 없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은 50개주에서 선거인단을 뽑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백악관 주인이 된다. 따라서 전국단위 여론조사보다 경합주 승리가 관건이다.

현재 각종 조사에서 나타난 예상 확보 선거인단 수에서는 힐러리가 앞선다. CNN은 힐러리가 236명, 트럼프가 191명의 선거인단을 우선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LA타임스는 힐러리가 24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 191명을 확보한 트럼프보다 한결 수월한 위치에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는 현재 경합주를 8개주에서 11개주까지 보고 있다. 그 중 선거인단이 많이 걸린 오하이오(18명), 플로리다(29명), 펜실베니아(20명)가 최대 격전지다.

경합주 가운데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걸린 플로리다는 2012년 오바마 재선 당시 0.88%로 승부가 갈린 지역이다. 2008년, 2012년 모두 민주당 승리 지역이지만 초박빙지역인 것. 현재 플로리다 여론조사 결과는 힐러리가 1.3%p 앞선 것으로 나온다. NYT는 힐러리가 56%의 득표율로 플로리다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과거 두 차례의 미국 대선 결과를 정확히 예측해 명성을 쌓은 미국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의 대선 예측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트럼프의 플로리다 승리를 점쳤다. 이 사이트는 “현재 플로리다 여론조사 평균은 44.2%대 41.2%로 힐러리가 앞서 있지만 대선에서는 트럼프가 53.4% 대 46.6%로 힐러리를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사이트는 그러면서도 플로리다를 극적인 변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분류했다.

오하이오도 혼돈의 경합주다. 오하이오에서 이긴 후보가 백악관으로 입성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NYT는 “여론조사 평균을 보면 오하이오에서 힐러리가 0.3%p 앞서고 있다. 11월에는 53%의 득표율로 힐러리가 오하이오에서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반면, ‘파이브서티에이트’는 트럼프의 승리를 예상했다. 이 사이트는 “현재 힐러리가 2.4%p 리드하고 있지만 본선에서는 트럼프 54.0% 대 힐러리 45.9%로 트럼프가 이길 것”이라고 밝혔다.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펜실베니아는 여론 조사 평균을 따져보면 힐러리가 2.4%p 리드 중이다. 펜실베니아의 경우 NYT와 파이브서티에이트의 예측은 동일하다. NYT는 66%, 파이브서티에이트는 55.1%를 얻은 힐러리의 승리를 점쳤다.

선거 승리 가능성에서는 여전히 힐러리가 앞선다. NYT는 “각 주의 여론 조사와 전국 조사를 기반으로 힐러리의 대선 승리 가능성은 69%로 트럼프 31%보다 훨씬 높다. 힐러리가 패배할 가능성은 NBA 선수가 자유투를 놓칠 가능성과 같다”며 힐러리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파이브서티에이트는 53.9% 대 46.1%로 힐러리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선거인단은 힐러리가 277.4명, 트럼프가 260명을 확보하는 것으로 예측했다. 아주 근소한 선거인단 차이다. 270명 이상 확보해야 하는 미 대선을 고려해볼 때 막판까지 치열한 경합주 확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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