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구이야마유리엔 장애인시설 <사진=니혼테레비 캡쳐>

[월요신문 유은영 기자] 26일 오전 2시 40분경, 일본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의 장애인 시설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졌다. 사회복지법인 가나가와 공동회가 운영하는 ‘쓰구이야마유리엔’ 장애인 시설에 남자 한명이 들어와 칼을 휘두른 것. 가나가와현 소방당국은 오전 7시 반 기준 45인이 칼에 찔려 19인이 사망하고 26인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용의자는 장애인 시설의 전 직원이었던 우에마쯔 사토시(26세)로 알려졌다. 사토시는 사건 직후 현장으로부터 약 7킬로미터 떨어진 쓰구이 경찰서에 차를 타고 가 자수했다. 경찰은 사토시를 살인미수와 건조물침입 용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 조사에서 사토시는 ‘장애인 따위 없어져도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동기와 관련해 '해고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2012년 12월부터 올해 2월 18일까지 사건이 일어난 장애인 시설에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사토시는 시설에서 근무하던 2월 18일, 시설 직원에게 ‘중증장애인을 죽인다’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19일 시설측은 경찰서에 이 같은 사실을 전했고, 조사 중 의료기관으로부터 ‘조증’ 진단을 받아 긴급조치 입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월 22일 재검진에서는 ‘대마 양성반응’과 함께 ‘망상성 장애’ 진단을 받아 조치 입원이 계속됐으나 이후 입원필요성이 없어져 3월 2일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한 복지원은 1964년 설치됐으며 2층 구조로 된 건물이다. 4월말 기준 19~75세의 지적장애인 149인이 장기 입소해 있다. 입소자는 ‘홈’이라고 불리는 동에 살며, 야간에도 직원이 배치되어 관리되는 시설이었다. 또 복지원의 정문이나 홈은 각각 잠금장치가 되어 있는 구조다.

사건 현장에는 1층 창문 유리가 깨져 있고 근처에서 망치가 발견됐다. 경찰은 사토시가 창을 부수고 들어갔고, 이를 멈추려고 들어온 직원을 묶고 열쇠를 빼앗아 차례차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이건 테러라고 생각한다”, “역사상 남을 살인마”라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또 “장애인으로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게 아니다. 사망자들의 명복을 빈다”, “어떤 사정이 있더라도 약자에게 분노를 표출해서는 안 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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