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박수환 게이트’에 연루된 유력 언론인이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청와대와 조선일보의 전쟁이 표면화됐다. 청와대는 그동안 조선일보의 ‘우병우 때리기’에 벙어리냉가슴 앓듯 해오다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누설 의혹을 계기로 공세로 전환했다. 청와대가 ‘일부 언론 등 부패기득권 세력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는 현실로 나타났다.

윤갑근 특별수사팀은 우병우 수석 외에 이석수 감찰관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조선일보 기자도 조사 중이다. 이에 앞서 우병우 수석 처가와 관련해 경찰에 차적 조회를 의뢰한 기자도 수사를 받고 있다.

국회에서는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26일에 이어 29일 이틀 연속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에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29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011년 9월 임대한 초호화 전세기를 이용한 유력 언론인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라고 공개했다.

김 의원은 "당시 여행일정은 그리스뿐 아니라 이탈리아 베니스 로마 나폴리 소렌토, 영국 런던 등 세계적 관광지 위주로 짜여 있다. 초호화 요트, 골프 관광에 유럽 왕복 항공권 일등석도 회사로부터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송희영 주필이) 그리스 국가 부도에 관한 취재를 초호화 요트를 타거나 골프장에서 과연 해야 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송희영 주필은 조선일보 기자들에게 "지난 2011년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 사태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공식 초청을 받아 이탈리아와 그리스로 출장을 간 것은 사실이지만 공식 초청에 따른 취재 차원이었다“라고 해명했다.

조선일보 경영기획실에 따르면 송 주필은 지난 25일 오후 6시께 편집국으로 내려와 최근 자신을 둘러싼 소문에 대해 입장을 밝힌 자리에서 “박수환 뉴스컴 대표와의 관계를 놓고 시중에 얘기가 많이 돈다. 금품이 오갔다거나 명품 시계를 받았거나 내연관계라는 얘기는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송 주필은 또 "박 대표와는 경제부장 시절 글로벌 기업 회장들이나 외국기업들 현장 취재와 관련해 협조를 받으면서 관계를 맺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업상 기자와 홍보대행사 사장으로 교류에 불과하며 박 사장과 내연관계라는 것은 말도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은 송 주필의 이런 해명에 구체적인 물증을 제시하며 반박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09년 8월17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쌍둥이배 '노던 제스퍼'(Northern Jasper), '노던 쥬빌리'(Northern Jubilee)호의 명명식이 있었다"면서 "관례적으로 명명식은 선주의 아내나 딸 등 여성을 초대해 도끼로 밧줄을 자르는 의식을 거행하는데 그때 노던 주빌리호의 밧줄을 자른 여성은 당시 조선일보 논설실장이었던 송 주필의 배우자였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한 것.

김 의원은 "노던 제스퍼호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장의 배우자가 명명식을 거행했다. 그런데 송주필 배우자가 조선사와 무슨 관련이 잇어 대우조선 대형 컨테이너선 명명식을 하느냐. 남상태 전 대우조선 대표이사는 당시 연임을 희망하고 있었고, 이 초호화판 향응은 그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수사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어 "초호화판 향응 수수는 변호사법 위반과 배임수재로 처벌받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항간에 제기된 우병우 수석 논란에 대한 '물타기' 아니냐는 지적에 "두 사건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다. 우 수석 사건은 그 사건대로, 박수환 게이트는 그대로 수사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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