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영 주필(왼쪽)과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오른쪽)<사진=조선일보 홈페이지, 뉴시스>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 29일 사의를 표명했다. 송 주필의 갑작스런 사의 표명은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호화여행 의혹 제기에 이어 국민의 당에서도 비판 성명을 내는 등 파문이 확산되는데 따른 것이다.

앞서 김진태 의원은 “(송희영 주필이) 박수환 뉴스컴 대표와 함께 대우조선해양의 전세기를 타고 유럽을 호화 여행을 했다”고 폭로하자 “전세기를 이용한 거리와 인원을 환산하면 200만원대의 항공료에 불과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자 김 의원은 29일 송 주필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송 주필의 8박 9일 유럽 여행에 들어간 비용이 총 2억원대에 달한다며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짙다고 주장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29일 오후 현안 서면 브리핑을 통해 “송희영 주필이 기업에 과도한 접대를 받았다면 이는 언론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다. 이와 관련해서 진실이 규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손 대변인은 이어 “더욱 심각한 문제가 있다. 새누리당 의원이 고위 언론인의 실명을 거론하고, 묻지마식 문제제기로 청와대에 비판적인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의 경우 최근 우병우 수석의 비리혐의에 대한 의혹제기를 지속적으로 보도해 왔다”고 밝혔다.

손 대변인은 또 “하필이면 지금 시점에 조선일보 주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청와대의 의도가 의심스럽다. 우병우 수석을 구하기 위해 청와대가 권력으로 언론을 제압하려해서는 안 된다. 언론인에게 의혹이 있으면 수사를 의뢰해 응당한 처분을 받게 하면 그만이지, 이번처럼 꽁꽁 숨겨두다가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치졸한 방법으로 언론을 탄압하는 행위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송희영 주필이 사의를 표명하자 보직 해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송 주필은 회사에 남게 됐다. 조선일보가 송 주필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배경을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온다.

조선일보 내부에서는 사표를 수리할 경우, 송 주필에 제기된 의혹을 회사가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 신중론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와의 확전이 부담스러웠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조선일보는 우병우 수석 처가 땅 의혹을 제기한 후 줄곧 박대통령의 우병우 수석 감싸기 행태를 비판해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송희영 주필에 대해 공식 논평을 하지 않아 국민의당과 대조를 이뤘다.

더민주는 대변인 논평없이 김영주 최고위원이 김진태 의원의 폭로에 대해 "서별관회의 청문회를 무력화 시키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서별관회의 청문회의 본질에서 벗어나게 하고, 우병우 민정수석의 비리의혹을 물타기하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렸다면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라며 김진태 의원을 비판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