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유은영 기자] 중국 신흥종교인 전능신교 신자들의 한국 난민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중국 공안 당국이 전능신교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탄압하자 이들이 국내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3년간 종교 탄압으로 국내에 난민 신청한 중국인은 총 736명에 달한다. 이는 중국인 전체 난민 신청자의 60%가 넘는다.

전능신교는 1980년대 말 중국에서 창시된 종교다. 동양여성의 몸으로 부활할 신이 중국에 내려와 인류를 심판할 것이므로 국도(國度) 시대를 준비하자는 교리를 담고 있다. 전능신교 창시자로 알려진 중국 허난성 출신의 자오웨이산은 ‘등(鄧)’씨 성을 가진 동양여성을 재림한 예수로 믿고 ‘전능하신 하나님’, ‘여자 그리스도’로 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능신교가 활동하는 주 무대는, 산시성, 간쑤성 등 중국 서북부의 가난한 농촌지역이다. 교세는 불교 등과 비교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적은 신도 수에도 불구하고 중국정부는 전능신교를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전능신교의 교리와 포교방식 때문. 전능신교가 빈부격차, 도농격차 등 중국 내부의 사회구조적 문제점을 이용해 영향력을 확장해갈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정부는 전능신교를 ‘사교(邪敎)집단’으로 규정하고 제재에 나섰다. 전능신교의 교리에 따르면 국도 시대를 위해 ‘크고 붉은 용’과 결투를 벌여야 하는데 이것이 ‘공산당 독재 타도’를 외치는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

전능신교의 ‘종말론’에 바탕을 둔 포교활동도 문제가 됐다. 2012년 12월 중국 공안당국은 전국 각지에 종말론을 퍼트려온 전능신교 관련자 101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2012년 12월 21일 해가 서쪽에서 떴다가 사라진 뒤 사흘간 암흑이 오고 72일 동안 대규모의 자연재해가 온다는 주장을 유포하며 공포심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강압적 포교방식도 공안당국의 제재를 불렀다. 입교를 거부하는 자와 탈교하려는 자에게 무차별 폭행을 가하는 경우가 문제가 된 것. 2014년 5월 중국 산둥성 자오위안시 맥도날드 살인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전능신교 신도인 부녀가 신도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전화번호를 요구, 이를 거부한 여성을 악령이라며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다. 이들은 살인 혐의로 사형이 선고됐다.

한편 실질적 교주로 알려진 자오웨이산은 2001년 미국으로 도주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계기로 전능신교가 오히려 국제적으로 세력을 확장하게 됐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 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일본, 홍콩 등 아시아를 비롯, 독일, 호주, 캐나다, 스페인 등 전세계 22개국에 지부가 있다.

국내에서도 전능신교의 포교활동이 활발하다. 시사저널은 “2011년 무렵 국내에 진출해 비공개적으로 신도들을 모집해왔다. 전능신교는 서울 구로구 구로동 소재의 건물을 매입, 본격적인 포교활동을 시작했다”라고 보도했다. 또 YTN의 보도에 따르면 ‘애신교회(하나님 사랑교회)’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능신교가 강원도 횡성에 유스호스텔을 보유하고 수백여명의 신도가 상주하며 포교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3년에는 조선일보 등 주요 일간지에 수차례 광고를 게재하며 공격적인 포교활동에도 나섰다. 광고비만 수 억원에 이른다.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신도 대부분은 중국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종교박해’를 이유로 잇따라 난민 신청을 내고 있다. 2013년 ‘전능하신 하나님의 교회(전능신교)’ 신도가 단기방문 등 체류자격으로 국내에 입국해 포교활동 중 “종교적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며 난민신청을 낸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2015년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차행정 부장판사)는 난민불인정결정 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전능신교 활동으로 중국 정부로부터 직접적인 박해를 받은 적이 없다”며 이들의 활동은 교회 생활과 전도 등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2016년 7월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2016년 1월부터 7월말까지 난민 신청은 총 4,190건. 종교를 이유로 한 신청이 1,009건으로 약 25%에 달한다. 최근 3년간 종교탄압을 이유로 난민신청을 한 중국인은 736명에 이르며 상당수가 전능신교 회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전능신교를 이유로 한 난민 인정은 된 바 없다.

한편 한국교회언론회 등 국내 기독교 단체들은 전능신교에 대해 “공격적인 포교 방식과 극단적 교리가 사회적 갈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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