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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65일 앞으로, 트럼프 힐러리 따라잡나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미국 대선이 65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상황은 ‘힐러리의 근소한 우세 속 트럼프의 맹추격’으로 요약된다. 남은 기간 동안 관전 포인트는 트럼프가 얼마나 힐러리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지 여부다.

공화당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가 사라지며 8월 한 달 주춤했던 트럼프 지지율은 선거 캠프 수장을 교체한 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전국단위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을 발표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두 후보의 격차는 지난 달 초 7.9%p에서 4.1%p로 줄어들었기 때문.

지난 3일에 발표된 LA타임즈의 전국단위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가 힐러리를 앞서기도 했다. LA타임즈와 남가주대 공동조사에서 트럼프는 45%의 지지율을 얻으며 힐러리(42%)를 3%p 차이로 이긴 것.


하지만 최근 6번의 전국단위 조사에서 트럼프가 앞선 것은 LA타임즈 여론조사가 유일하다. 그나마 트럼프가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점은 8월 4주차보다 9월 1주차 조사 결과, 두 후보간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지지율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강력한 이민정책과 함께 유색인종 포용 제스처를 보인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지난 31일, 멕시코를 방문한 트럼프는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회동을 통해 국경장벽 설치, 북미자유협정(NAFTA), 이민자 문제 등을 논의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강하게 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멕시코 방문은 여러모로 이득이었다. 반이민 정서를 공유하고 있는 지지자들을 강하게 집결시킨 동시에 멕시코와 협상할 수 있다는, 외교적 유연성을 보여줬기 때문.

흑백갈등을 조장했던 트럼프는 흑인 끌어안기에도 나섰다. 지난 3일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의 흑인 교회를 방문한 것. 이 자리에서 트럼프는 “배우러 왔다. 여러분의 목소리를 미국의 다른 사람에게 전하겠다”며 과격했던 이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였다. 그는 “흑인 사회가 차별을 받았고 아직도 바로잡아야 할 잘못이 많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다. 흑인 사회에 일자리와 임금 혜택을 주겠다”며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흑인 청년을 사이드라인에 세워놓는 것보다 슬픈 일은 없다. 이들의 에너지가 없으면 나라 전체가 손실을 본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전과 다른 행보는 고도의 전략이다. 지금까지는 백인으로 대표되는 핵심지지층 위주로 기반을 다져왔으나 최근엔 유색인종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힐러리 진영으로 쏠려있는 유색인종 중 일부만 트럼프에게 투표하더라도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 대선이 전국단위 지지율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1%p대까지 격차를 좁혔지만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0명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다. 현재 주별 여론조사 동향 결과, 힐러리는 220~230명, 트럼프는 150~160명 정도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지지율 격차는 좁혀지고 있지만 당선가능성에서는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재 트럼프의 당선가능성을 15%로 낮게 보고 있다. NYT는 “힐러리가 패배할 가능성은 미식축구선수가 아주 쉬운 골을 놓칠 확률과 같다”고 말했다.


과거 두 차례의 미국 대선 결과를 정확히 예측해 명성을 쌓은 미국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의 대선 예측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트럼프의 당선가능성을 28.6%로, 확보할 선거인단은 225명으로 예측하고 있다. 반면 힐러리는 71.3%의 당선가능성에 선거인단 312명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지율과 선거인단 확보에 앞서고는 있지만 힐러리도 결코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힐러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이메일 스캔들이다. 지난 2일, 공개된 FBI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대면 조사 당시 힐러리는 모르쇠로 일관하며 39차례나 “기억이 안 난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짓 해명도 도마에 올랐다. 당초 힐러리 측은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으로부터 공무 관련 이메일에 개인 블랙베리를 써도 된다고 조언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클린턴이 국무장관 취임 이틀 후 파월 전 장관에게 재직시 블랙베리를 썼는지를 묻는 이메일을 보내자 “블랙베리로 업무 e메일을 쓰는 행위는 공식적인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조심해야 한다”는 답장을 보낸 것.

‘이메일 스캔들’로 인해 힐러리의 비호감도는 극에 달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발표한 대선후보 호감도 조사에서 미 성인 유권자의 56%가 클린턴에 '호감 가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달보다 5%p가 올라간 수치이며 역대 최고치다. 트럼프의 비호감도는 63%로 나왔다.

힐러리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공격을 받기도 했다.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가 힐러리와 언론을 강도높게 비판한 것. 지난 31일 뉴욕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어산지는 “미국의 진보언론이 기를 쓰고 클린턴을 방어하고 있다. 그들은 대통령이 되자마자 사람의 목에 올가미를 걸 악마를 세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산지는 “클린턴 캠프가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러시아 첩보원으로 부르고 있다. 녹색당의 질 스타인 후보 역시 러시아 첩보원으로 불렸다. 이것은 신매카시즘 같은 히스테리”라고 주장했다.

위키리크스는 지난 7월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대선 경선을 힐러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편파 관리한 정황을 담은 내부 문건을 입수해 공개한 바 있다. 향후 위키리스크가 힐러리에게 악영향을 미칠 정보를 다시 공개할 가능성이 있어 힐러리 캠프를 긴장케 하고 있다.

오는 26일 예정된 첫 TV토론은 대선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으로 여겨진다. 멀리는 케네디부터 가깝게는 오바마까지 TV토론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후보들이 백악관에 입성했다. 더욱이 두 후보 모두 약점이 많아 TV토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힐러리에겐 신뢰성 회복과 지지율 반등기회를, 트럼프에게는 판세를 뒤집을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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