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대화중인 덴마크의 마장마술 선수이자 말 중개인인 안드레아스(왼쪽).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삼성그룹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에게 그랑프리 우승마 비타나 V를 구입해줬다는 국내 한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 유럽 승마전문 매체 <유로드레사지>는 “바르반콘(스페인 마장마술 선수)이 자신의 코치이자 말 중개인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드(Andreas Helgstrand)를 통해 갑작스럽게 자신의 그랑프리 우승마 비타나V를 한국에 팔았다”고 보도했다. 유로드레사지는 이어 “비타나V는 앞으로 정유라가 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월요신문>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27일 안드레아스가 운영하는 말 훈련,판매 업체인 헬그스트란드 드레사지(Helgstrand Dressage)에 메일을 보냈다. 안드레아스는 27일 <월요신문>에 보낸 메일에서 “비타나가 삼성에게 팔렸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비타나는 내게 팔렸다”라고 답변을 보내왔다. 다음은 안드레아스가 본지에 보내온 메일 원문이다.

Hi,
Thank you very much for your email. It is NOT true vitana is sold to Samsung she was sold to me.
Kind regards,
Andreas.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드는 덴마크의 마장마술 선수다. 1977년에 태어난 안드레아스는 열정적인 승마사이자 마필관리사였던 아버지 ULF 헬그스트란드의 영향으로 7세 때부터 승마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17세가 되던 1994년에는 라이딩마스터(riding master) 훈련에 들어가 2000년에 최종 합격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연속 4년 드레사지(dressage, 승마 종목 중 하나. 말의 우아한 기동, 복종 및 훈련 상태와 능력, 기수와의 호흡 등을 통해 경쟁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유럽 승마 전문 매체인 유로드레사지는 그를 “군계일학”이라며 “피아페(Piaffe)와 팟사지(Passage)를 재정의했다”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안드레아스가 본지에 보내온 메일에는 정유라씨가 탄 비타나V의 소유주가 자신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삼성그룹도 정유라 선수와 관련된 의혹을 부인했다. 삼성 관계자는 “최순실 딸 정유라를 지원하기 위해 비타나 V를 구입해준 사실이 있느냐”는 본지 질문에 “전혀 사실 무근이며 일고의 가치가 없다”라고 대답했다.

정유라씨는 2014년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 출전해 금메달을 땄다. 함께 출전한 한국 선수는 모두 4명이었으며 그중에는 한화그룹 김승연회장의 아들 김동선씨도 출전했다. 정유라 씨는 전체에서 5위를 기록했다.

정씨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성적을 인정받아 2015년 체육특기생으로 이화여대에 입학했으며 2020년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유럽 전지 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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