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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 수상으로 주목받은 ‘계약이론’은?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좌)와 벵트 홈스트룀 MIT교수(우)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계약이론’의 지평을 연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와 벵트 홀름스트룀 매사추세츠공대(MIT)교수가 올해 노벨경제학상 주인공이 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10일(현지시각)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계약이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2016년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두 사람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두 사람은 1987년 ‘계약 이론(The Theory of Contract)’을 공동 집필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계약이론은 모든 경제 관계가 결국 계약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계약 과정이 투명하고 양측이 만족할 수준에서 합의될수록 사회 전체 효용이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노벨위원회는 “현대 경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계약으로 이뤄져 있다”면서 “하트 교수와 홈스트룀 교수가 만든 이론적 틀은 실생활에서의 계약과 제도, 계약 설계 과정에서의 함정을 이해하는데 매우 유용하다”고 평가했다. 노벨위원회는 이어 “두 사람은 계약 설계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을 아우르는 포괄적 틀을 만들어냈다”며 “구체적인 예로 기업 최고 경영자들을 위한 실적 기반의 급여, 보험의 세금 공제 및 고용인 부담, 공공부문의 민영화 등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출신의 하트 교수는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워릭대에서 수학과 경제학 석사를 전공한 뒤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취득했다. 이어 영국 런던정경대와 미국 MIT대학을 거쳐 하버드대에서 재임하고 있다. 핀란드 출신의 홀름스트룀 교수도 핀란드 헬싱키대에서 수학을 전공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했으며, 노스웨스턴대와 예일대를 거쳐 현재 MIT대에 몸담고 있다. 두 교수는 1970년대부터 계약이론을 함께 연구하며 여러 편의 논문을 공동 집필했다.

홀름스트룀 교수는 1970년대말 ‘주인-대리인 이론’을 통해 정보비대칭 상황 하에서 발생하는 주인-대리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주인-대리인 문제의 본질은 주인과 대리인이 서로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가진다는 점이다. 각자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존재로서의 주인과 대리인 간에는 정보의 불균형이 존재하는데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정보를 가진 대리인은 비대칭적 정보 상황을 자신에게 이용하려는 기회주의적 속성을 지닌다. 그 결과 역선택이나 도덕적 해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이러한 주인-대리인의 관계는 국민-국회의원, 소송의뢰인-변호사, 주주-경영자, 고용주-노동자 관계 등에서 주로 나타난다.

홀름스트룀 교수는 주인-대리인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위해 회사와 직원 간의 근로 계약 과정에서 양측이 어떻게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는지 주목했다. 그는 다년간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기업의 주인인 주주가 최고경영자와 성과를 연동시킨 계약을 맺어야 기업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과와 연계된 계약체결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의 이론은 오늘날 대부분의 기업이 채택하고 있는 경영자 성과 연봉제의 이론적 바탕이 됐다.

한편 하트 교수는 1980년대 ‘불완전 계약 이론’을 통해 계약의 불완전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를 연구해 계약이론의 확장ㆍ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트 교수는 “전통적인 계약이론의 주장은 계약만 잘 맺으면 모든 시장실패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며 “하지만 모든 가능성을 포괄한 완벽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가정은 허구다. 어떠한 계약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계약을 통해 확정되지 못한 불확정영역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하트 교수의 불완전 계약이론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성과급여가 많을수록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할까? 하트 교수는 꼭 그렇지는 않다고 설명한다. 기업의 성과는 시장 상황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단순히 성과에만 의존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면 운에 따라 급여가 결정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사립학교에서 교사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면 어떤 기준을 정하는 게 좋을까? 학생들의 점수나 입시 결과 등에 따르면 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점수를 기준으로 인센티브를 지급한다면 교사는 점수를 올리는데 필요한 것만 가르치는데 주력할 것이다. 이는 학생에게는 오히려 꼭 배워야할 것을 배우지 못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러한 현실적인 한계를 고려해 다양한 조건에서 어떤 형태로 계약을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하트 교수의 주장이다.”

불완전 계약에 관한 하트 교수의 연구는 기업의 소유와 경영, 기업들 간의 합병, 학교나 교도소 같은 기관들의 공영화 또는 민영화 등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

노벨경제학상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릴 예정이다. 상금은 총 800만 크로나(약 11억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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