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킹스연구소 오핸런 연구원 WSJ 기고문에서 밝혀

<사진출처=월스트리트저널 기사 캡쳐>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집권해 주한미군을 철수할 경우 한반도에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1일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에 실은 ‘트럼프의 위험한 한국 도박’(Trump’s Dangerous Korean Gamble)이라는 기고문에서 “트럼프는 ‘한국을 포함한 미국의 동맹들이 적절한 수준의 방위비를 내지 않으면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며 “만약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주한미군 철수 시나리오를 실행한다면 한반도에서는 또 한 번의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핸런 연구원은 한국에 주둔한 미군이 철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이 현대식 무기를 보유한 경제 강국이긴 하지만 북한은 국내총생산(GDP)의 20% 이상을 군사비로 지출하고 있다”며 “북한은 사상적으로 무장된 100만명의 군사와 다수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5차례의 핵무기 실험을 강행했으며 올해에만 2번의 핵실험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군이 철수한다면 북한은 한국을 강압적으로 굴복시키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핸런 연구원은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어떠한 방식으로 주한미군을 철수시킬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트럼프가 선택할 수 있는 세 가지 옵션을 제시했다. 첫째는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전보장을 철회하고 2만8,000명의 주한 미군을 1년 이내에 철수시키는 방안이다. 이는 의회의 동의 절차 없이 최고사령관인 대통령의 권한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다. 두 번째 옵션은 트럼프가 대통령 임기 4년에 걸쳐 미군 철수를 진행하는 방안이다. 이는 미군이 떠나는 시점까지 한국이 핵무기를 갖출 준비 시간을 벌어주는 방안이다. 세 번째 옵션은 트럼프가 한국에 3년이라는 시간을 준 다음 그 기간 동안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분담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안보 동맹을 중단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방안이다.

오핸런 연구원은 세 가지 시나리오가 모두 매우 걱정스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미군 철수 직후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도록 만드는 것이며 두 번째 시나리오는 미국이 핵무기 비확산체제를 스스로 악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하는 마지막 시나리오는 이미 한국이 GDP의 2.5%를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라 증액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GDP 기준 국방비 비율은 유럽 및 아시아의 미국 동맹 중 가장 높다.

오핸런 연구원은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경우 설사 트럼프가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미군을 한반도에 재투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미군 철수는 헛수고로 끝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핸런 연구원은 이어 “미국의 억지력이 한반도 등지에서 60년 이상 역할을 해온 만큼 이와 관련해 주사위를 굴려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는 최소한 외국과의 동맹을 갑자기 철회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전쟁을 어떻게 피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핸런 연구원은 현재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의 비공식 자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