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분식회계 추방연대 대표

한국전력은 2015년 세전순이익 18조원이라는 놀라운 이익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전으로 뒤돌아 가면 적자의 늪에서 헤매는 한국전력을 볼 수가 있다. 즉 한국전력은 2008년에 3조원이라는 큰 영업손실을 발표하였고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그 후 2012년까지 무려 5년 동안 당기순손실을 발표하였다.

2008년 대규모 적자발표 후, 2009년 2010년 2013년에 걸쳐서 전기요금을 인상하였다. 그리고 2008년 1300원/$ 가까웠던 환율이 1100원대로 안정되고 배럴당 100$ 이상까지 올라갔던 유가가 50$ 이하로 급락한 결과와 더불어 성공적인 한전부지 매각 등으로 18조원의 세전순이익을 달성하였다. 한국전력 역사상 이런 세전순이익을 단 한번도 기록한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전기를 비싸게 사용하고 있는 가정용 전기요금에 대하여 인색하기 짝이 없다물론 필자는 한국전력의 과거 적자가 발생하였을 때를 기억하고 있고전기요금 인상을 아주 어렵게 추진한 것을 두려워하여 이대로 계속 영업이익 12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싶어하는 심리를 잘 알고 있고어느 정도의 영업이익 필요성도 인정은 한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환율과 유가수준에서는 매년 12조원 이상의 수익이 매년 한국전력에서 발생할 것이다그러면 매년 1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것이 적정한 것인가를 한 번 정도는 생각해보라

전기요금과 수도요금과 가스요금과 대중교통 요금과 쌀값은 우리사회의 주요한 공공재이다물가지수와도 밀접하지만 그보다는 국민의 대다수인 서민이 피부로 느끼는 사회적 만족도와 안정감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따라서 정유회사가 유가변동에 따라서 그때 그때 유류 판매가를 변경하는 것처럼 할 수는 없더라도한국전력이 수익만 챙기면 되고 임직원 성과금 잔치를 벌이고 배당금을 펑펑 지급하면서도 요금인하나 누진제보완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영업이익을 다 더한다고 하여도 2015년 한 해 영업이익보다도 적다. 11조 3,467억원 > 9조 1,151억원이며 2016년은 상반기에 벌써 6조 3,098억원이다

그리고 현금흐름표를 보면 그 동안 투자활동으로 인한 지출이 2014년까지 매년 11조원 이상이었으나, 2015년부터 9조원대로 줄어들고 있다그런데 투자금액이 줄어드니 또 돈 쓸 곳을 찾는 것인가아니면 왜 국내도 아닌 해외에 투자를 한다고 하는가이번 국정감사에서도 투자에 대한 질의나 답변이 부족하였던 것 같다.

반면에 한국전력이 2015년에 5조 2천억원 그리고 2016년에 5조원의 부채상환 즉 재무활동 현금흐름에 MINUS(Δ)금액이 나타난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앞으로 적정한 이익을 달성하기 위하여 불필요한 투자나 비용을 줄여서 지속적인 부채상환을 계속 추진 하여야 할 것이다이제 겨우 부채비율 200% 아래로 접어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나친 성과금 또는 배당금 지급을 줄여서 부채상환을 더욱 더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왜냐하면 2009년에 65조원이던 총부채 금액이 2016년 상반기 기준으로 105조원이다무려 40조원이 늘어난 것이다총자본을 증가시켜서 부채비율을 낮추는 것보다 총부채 즉 부채총계를 줄여 나가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

다시 말하자면 영업활동 현금흐름 범위 안에서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집행되고영업활동과 투자활동 현금흐름의 차액만큼 부채가 상환되어 가는 상태가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다

배당금은 2015년 한 해만 보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배당을 전혀 못한 것을 감안하면 조금 이해하기가 쉬울 듯하다따라서 단순히 배당이 많다 적다가 아니라 누적된 재무제표 분석을 통하여 잘잘못을 추궁하는 모습이 필요한 것 같다 

한국전력이 건전한 기업으로 탈바꿈이 되고 유지관리 되어야만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사회공공재인 전력공급이 가능하다지나친 영리만 추구해도 안 되지만 적자가 누적되고 부채금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김영태 분식회계 추방연대 대표

2008년 현대자동차 미국 알라바마 공장 CFO, 2012년 현대자동차 재경사업부장, 2015년 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 등을 지냈다. 2015년 11월에는 대우조선해양을 분식회계 혐의로 신고한 바 있다. 그 후 분식회계 추방연대를 결성, 분식회계 근절활동을 추진 중이다. 저서로는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10개 기업의 분식회계 여부를 비교분석한 <과연 대우조선해양만 그럴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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