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분식회계 추방연대 대표

「한국전력의 이익과 배당급 지급」이라는 제목으로 기고문을 작성하기 위하여 한전의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재무제표를 분석하여 그 결과를 가지고 필자의 견해를 이번 주에 게재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진 재무제표를 보면서 조그만 호기심이 생겼다. 한국전력은 적자가 나면 적자가 나는 그대로 공시를 하는 공기업이므로 구태여 분식회계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그러면 분식회계 점검기준 즉 수주산업 업체들을 대상으로 적용한 판단기준 1과 판단기준 2로 점검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첫째 영업이익과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비교하는 방법이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8년간을 비교기간으로 검토한 결과이다.

아니 이것은 필자가 생각해보지도 못한 결과이다. 어느 정도는 영이보다 영현이 많을 것이라고, 또 그것은 당연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그 차이가 두 배가 넘을 것이라고는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영업이익 합계가 26조 7,716억원인데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65조 4,216억원으로 무려 38조 6,500억원이나 더 많다. 이것은 이제까지 조선업 및 건설업과 그리고 일반 제조업에서는 보지 못한 특이한 현상이다.

이것은 대우조선해양의 영이와 영현비교 결과이다.

영이는 Δ 1조 4,621억원이고 영현은 Δ 5조 6,578억원이며 차이금액은 4조 1,957억원이다. 물론 ‘영이 > 영현’ 이다.

이것은 현대건설의 영이와 영현 비교결과이다.

 

영이는 Δ 1,895억원이고 영현은 Δ 1조 2,024억원이며 차이금액은 1조다. 두 번 말할 것도 없이 삼성엔지니어링도 ‘영이 > 영현’ 이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건설 그리고 삼성엔지니어링의 영이와 영현을 살펴보면 세 기업이 모두 영이(영업이익)가 영현(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보다 많다. 그러나 필자가 여러 차례 설명한 바와 같이 통상적인 경우는 영현이 영이보다 더 많아야 정상적인 기업이다.

수주산업에 있어서 수주잔고가 급격하게 줄어들면 영이가 영현보다 일시적으로 더 많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것은 한 두 해 일시적인 결과에 불과할 따름이다. 중장기적인 영현은 반드시 영이보다 더 많아야 기업운영이 가능하다. 즉 이것이 정상적인 기업운용 방식이라는 말이다.

그러면 필자가 「과연 대우조선해양만 그럴까?」 에서 정상적인 기업의 사례로 든 현대자동차의 영이와 영현을 비교한 결과는 어떻게 나올까?

영이는 28조 4,747억원이고 영현은 47조 8,864억원이며 그 차이금액은 Δ 19조 4,116억원이다. 이 Minus(Δ) 부호가 굉장히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 Minus(Δ) 부호는 ‘영이 < 영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국전력과 현대자동차의 영이와 영현의 차이 금액은 Minus(Δ) 숫자이고 대우조선해양과 현대건설 그리고 삼성엔지니어링의 영이와 영현 차이금액은 Plus(+) 숫자이다. 다시 말하자면 한국전력과 현대자동차의 영현은 영이보다 많으나대우조선해양과 현대건설 그리고 삼성엔지니어링의 영현은 영이보다 적다. “어느 것이 정상일까?” 라는 질문은 어리석기 짝이 없다.

한 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분식회계 첫 번째 판단기준인 영이와 영현 비교’ 결과는 한국전력이 분식회계와 전혀 관계가 없는 분식회계 청정기업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면 도대체 ‘한국전력의 영현(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영이(영업이익)보다 왜 저렇게 2배 이상 더 많을까?’라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원인은 별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가 있다.

한국전력의 재무상태표를 보면 비유동자산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가 있다. 총자산 175조원 중에서 비유동자산이 153조원이며 그 중에서 유형자산이 무려 141조원이나 된다. 그리고 충당금 부채금액도 17조원이나 된다. 그러면 현금의 유출은 없으나 손익계산서에서 비용으로 인정 받는 금액이 많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김영태 분식회계 추방연대 대표

2008년 현대자동차 미국 알라바마 공장 CFO, 2012년 현대자동차 재경사업부장, 2015년 현대엔지니어링 재경본부장 등을 지냈다. 2015년 11월에는 대우조선해양을 분식회계 혐의로 신고한 바 있다. 그 후 분식회계 추방연대를 결성, 분식회계 근절활동을 추진 중이다. 저서로는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10개 기업의 분식회계 여부를 비교분석한 <과연 대우조선해양만 그럴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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