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덱 홈페이지.

 

[월요신문 허인회 기자]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결혼한 신분임이 본지 취재 결과 확인됐다. 독일 신용정보회사인 FIRMEN WISSEN은 본지가 보낸 이메일에서 “Mrs는 결혼한 여성에게 붙이는 명칭(Mrs is the appellation for women who are married.)”이라고 답변했다.

FIRMEN WISSEN은 최순실, 정유라가 공동으로 설립한 독일 비덱의 기업 보고서를 낸 바 있다. FIRMEN WISSEN이 2016년 10월에 낸 기업보고서에는 “비덱이 연간 2억~2억3천만원(한화 기준)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비덱의 주요 주주는 최순실 정유라다. 최 씨 모녀는 독일 정부에 낸 서류에 인적사항을 정확히 제공하고  FIRMEN WISSEN은 이를 바탕으로  Mrs. 정유라로 표기한 것으로 보인다. 정유라의 나이는 20세로 결혼하기엔 이른 나이다. 따라서 FIRMEN WISSEN이 오기(誤記)했을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본지는 FIRMEN WISSEN 담당자에 메일로 질의서를 보냈다. 답변이 온 시각은 지난 21일 저녁 7시. 답변 요지는 “오기가 아니며 정유라는 Mrs가 틀림없다”였다.

FIRMEN WISSEN 답변을 읽고 반사적으로 떠오른 의혹 두 가지. 첫째, 정유라 씨가 결혼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무슨 이유로 일찍 결혼을 해야 했을까. 정씨 남편은 누구일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선 정씨의 출산설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다.

2015년 1월, 유연(개명 후 정유라)이라는 이름의 SNS에는 초음파사진과 함께 “웃고 있는 내 아들 벌써 하늘에서 주신 천사가 25주나 되었어요. 더 이상 숨길 마음도 없고 그럴 수도 없어서 이제 밝히고자 해요”라며 임신 사실을 밝히는 글이 올라왔다.

이어 정 씨는 “당연히 좋지 않은 시선이 대부분일거라 생각하고 이로써 잃을 것도 많은 곳이란거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제 아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 어떤 짓도 할 감수가 되어 있고 이세상에서 제 아들보다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정 씨는 또 “말도, 부모도 모두 다 저버리더라도 아이를 살리고 싶다. 후회하더라도 그게 이 아이를 지우는 것보다”라고 출산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SNS에 올린 이 글에 ‘말’이 언급됐다는 점에서 정유라 본인의 글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글은 게시되고 얼마 되지 않아 삭제됐다.

 

정유라(개명 전 정유연)씨가 올


국내 언론사들도 정유라 씨의 독일 출산설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정 씨가 승마훈련을 하기로 계약한 독일 예거호프 승마장 소유주 프란츠 예거는 “정 씨가 지난해 10월 경 아동학대를 의심받아 독일 헤센주 보건당국의 방문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예거는 “최 씨 모녀가 승마장 내 별채에 거주할 당시 갓난아이와 개 15마리, 고양이 5마리를 함께 키우는 것을 목격한 이웃들이 불결한 육아 환경을 걱정해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출생 후 6개월 안에 받아야 하는 검진을 받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독일에서는 산모가 출산한 병원이 산모로부터 서류를 접수받아 관련 관청에 넘겨 출생신고를 하거나 개인이 직접 출산병원이 위치한 관청에 가서 신고하도록 돼 있다. ‘생후 6개월 안에 검진’이 문제가 됐다는 점에서 정 씨는 독일의 한 병원에서 출산하고 출생 신고까지 완료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월 최순실 씨 모녀가 독일에 세운 비덱스포츠 주주명부에 정 씨는 ‘미스(Miss)’가 아닌 ‘미세스(Mrs)’로 기재돼 있다. 정 씨가 독일에서 출생신고를 했고 지난 2015년 10월 독일 보건당국의 조사를 받았던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릴 때 ‘Mrs’로 기재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 씨가 아이가 있다는 사실은 올해 4월 출국하면서 더욱 명확해졌다. 24일, <동아일보>는 “정 씨가 올 4월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출국할 때 한 살배기 남자아이를 동반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고 보도한 것. 이 밖에 최 씨 모녀가 최근까지 거주한 주택에 어린이 진료 관련 병원 영수증, 어린이 신발, 장난감, 기저귀 등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정 씨는 이화여대 재학 중 불출석으로 2015년 1학기에 학사경고를 받고 2학기에 휴학계를 낸 것도 아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씨는 어린 딸이 아이를 가진 것에 극력 반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정 씨가 SNS에 올린 글이다. 정씨는 “말도, 부모도 모두 다 저버리더라도 아이를 살리고 싶다. 후회하더라도 그게 이 아이를 지우는 것보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이런 딸을 대하는 최씨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한창 운동에 몰두해야 할 나이에 결혼하고 출산까지 했으니 억장이 무너지지 않았을까. 정씨가 올린 SNS에는 두 모녀의 숨기고 싶은 과거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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