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국방부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광복군’으로 활동했다는 보도자료롤 배포해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국방부는 박 전 대통령의 37기 추모식 행사를 앞두고 보도자료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이 1944년 일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1945년 광복군에서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방부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경부고속도로 건설과 새마을운동을 전개하여 ‘하면 된다’는 국민적 자신감을 고취시켜 대한민국의 근대화와 산업화의 토대를 마련하여 10% 내외의 고도성장을 이룩하였고, 1977년도에는 수출 100억불을 달성하였다”고 기술했다. 국방부는 5.16 쿠테타 부분은 언급하지 않고 “정부수립 이후 국군장교로 복무, 1963년 대장으로 예편하여 민주공화당 총재로 제5대 대통령에 취임했다”고 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진위 논란이 벌어졌다.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는 1939년도 3월 31일자 만주신문 기사를 근거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만주 군관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일본 천왕에게 ‘견마지로’의 충성을 맹세하는 혈서를 썼다. 이후 만주군 8사단에 입대해 조선 의용군과 맞섰다. 일본이 패망하자 시류에 편승해 1945년 광복군에 잠시 가입했고, 독립운동에 참여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1939년도 3월 31일자 만주신문. <사진=민족문화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이 광복군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정부부처가 이렇게 내용상 맞지 않는 것을 정식 이력에 넣는 것은 웃음거리밖에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이 광복군에 들어간 것은 일제강점기 시절이 아닌, 해방 이후 1945년 9월이다. 박 전 대통령이 광복군 제3지대 중대장을 맡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광복군은 세력확장을 위한 군 개편 과정에서 만주군과 일본군에서 활동하던 조선인들을 군에 포함시켰다. 이 사람들을 독립운동을 한 광복군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자신조차 광복군 비밀 요원이라고 부르는 것을 아주 불쾌해 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산하 국립서울현충원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광복군 활동 내용이 포함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정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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