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김형태 사장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김 사장은 25일 본지 통화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말씀은 드릴 수 있다. 자세한 해명은 검찰조사 이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자신이 부임한 후 문화재단의 사업성과가 뚜렷했다고 강조하며 “내가 경영에만 치중해 너무 열심히 달린 것 같다. 직원들의 마음을 보살피지 못한 것을 깨달았다. 돈만 벌어다주는 아빠가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김 형태 사장의 성추행, 보복인사 등을 지적하며 모 여직원의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김 사장은 특정 여직원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얼굴을 비비는 등 성추행으로 보이는 행동을 했다. 김 사장은 또 여직원에게 “내 눈에 안 보이는 데다 배치를 할거야”, “인간이 아니구나. 인간 쓰레기구나.”, “이 얼굴 못생겨진거봐”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 여직원은 지난해 2월 공연기획팀 신입공채 7급으로 문화재단에 입사했지만 김 사장의 눈밖에 난 이후 아르바이트생이 하는 업무를 맡았다고 주장했다. 주로 회의실에서 상품 포장, 문화상품 매장 지정자리에 서서 방문객 숫자 세기, 식음료 매장 식자재 배달 업무와 했고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관 앞 ‘편의점’이라 쓰인 매대에서 음료를 판매하기도 했다.
성추행 의혹 및 퇴사 강요 발언에 대해 김형태 사장은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김형태 사장과 일문일답.
-피해 여직원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사실인가 전부 다 사실이 아니다. 나는 직원들과 잘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표현 방식에서) 서툴렀던 것 같다. 다른 의도가 없었다. 주변에서 직원들과 너무 가까지 지내지 말고 조심해야 한다는 충고를 기억했어야 했다. 미숙함으로 인해 오해가 있던 것 같다. -여직원 4명의 발 사진을 찍은 이유는 뭔가 왜곡됐다. 직원들과 단합회로 속초에 놀러가서 사진을 찍었다. 발만 찍은 것이 아니라 손도 찍고 다른 사진도 많이 찍었다. 직원들과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여행스케치 동영상으로 제작해서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 동영상 인트로 부분에 사진을 넣으려고 한 것이다. 카톡 내용도 마찬가지로 전체 맥락이 있는데 특정 부분만 확대 해석됐다. -해당 여직원은 퇴사를 강요당했고, 거부하자 보복인사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권고사직’이라는 규정이 있다. 그냥 ‘다른 직을 찾아보는 게 낫지 않겠니’라고 말한 것 뿐이다. 보복인사도 아니다. 공연기획이라는 팀 특성상 한번 사고가 나면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업무에 잘 적응하지 못할 경우 다른 자리를 찾아보라고 한다. 여러 팀을 다니며 자리 잡은 사람도 있다. (해당 직원에게는) 징계가 아닌 자리를 찾아주려는 생각이었다. 해당 팀장하고도 상의한 사안이다. -업무처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얘긴가 그 부분은 여직원의 프라이버시이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 팀장에게 해당 직원이 계속 회사를 다니고 싶어하니 잘 가르쳐서 다시 해 보자는 얘기도 했다. 10월에 원래 다시 공연기획팀으로 복기시키려 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사장이 말단직원의 인사를 이렇게 자주 변경하나 직원의 인사권은 사장이 갖고 있다. -현재 문체부 감사를 받고 있는데. 사임 의사가 있나 문체부 감사는 이번주에 끝난다. 나는 마음을 비운 상태다. 사임 관련해서는 고발당한 경우에는 사표를 내고 싶어도 못 내고, 문체부가 수리하지도 못한다. 모든 것은 조사 결과에 따르겠다. |
문체부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문화재단 감사에 관해 “감사는 이번주까지다.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내용을 비롯해 문화재단 전반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 이후 내부 심의를 걸쳐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