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형태 페이스북 캡쳐>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김형태 사장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김 사장은 25일 본지 통화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는 말씀은 드릴 수 있다. 자세한 해명은 검찰조사 이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자신이 부임한 후 문화재단의 사업성과가 뚜렷했다고 강조하며 “내가 경영에만 치중해 너무 열심히 달린 것 같다. 직원들의 마음을 보살피지 못한 것을 깨달았다. 돈만 벌어다주는 아빠가 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 13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의원은 김 형태 사장의 성추행, 보복인사 등을 지적하며 모 여직원의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김 사장은 특정 여직원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얼굴을 비비는 등 성추행으로 보이는 행동을 했다. 김 사장은 또 여직원에게 “내 눈에 안 보이는 데다 배치를 할거야”, “인간이 아니구나. 인간 쓰레기구나.”, “이 얼굴 못생겨진거봐”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이 여직원은 지난해 2월 공연기획팀 신입공채 7급으로 문화재단에 입사했지만 김 사장의 눈밖에 난 이후 아르바이트생이 하는 업무를 맡았다고 주장했다. 주로 회의실에서 상품 포장, 문화상품 매장 지정자리에 서서 방문객 숫자 세기, 식음료 매장 식자재 배달 업무와 했고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관 앞 ‘편의점’이라 쓰인 매대에서 음료를 판매하기도 했다.

성추행 의혹 및 퇴사 강요 발언에 대해 김형태 사장은 모두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김형태 사장과 일문일답.

 

-피해 여직원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사실인가

전부 다 사실이 아니다. 나는 직원들과 잘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표현 방식에서) 서툴렀던 것 같다. 다른 의도가 없었다. 주변에서 직원들과 너무 가까지 지내지 말고 조심해야 한다는 충고를 기억했어야 했다. 미숙함으로 인해 오해가 있던 것 같다.

-여직원 4명의 발 사진을 찍은 이유는 뭔가

왜곡됐다. 직원들과 단합회로 속초에 놀러가서 사진을 찍었다. 발만 찍은 것이 아니라 손도 찍고 다른 사진도 많이 찍었다. 직원들과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여행스케치 동영상으로 제작해서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 동영상 인트로 부분에 사진을 넣으려고 한 것이다. 카톡 내용도 마찬가지로 전체 맥락이 있는데 특정 부분만 확대 해석됐다.

-해당 여직원은 퇴사를 강요당했고, 거부하자 보복인사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권고사직’이라는 규정이 있다. 그냥 ‘다른 직을 찾아보는 게 낫지 않겠니’라고 말한 것 뿐이다. 보복인사도 아니다. 공연기획이라는 팀 특성상 한번 사고가 나면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업무에 잘 적응하지 못할 경우 다른 자리를 찾아보라고 한다. 여러 팀을 다니며 자리 잡은 사람도 있다. (해당 직원에게는) 징계가 아닌 자리를 찾아주려는 생각이었다. 해당 팀장하고도 상의한 사안이다.

-업무처리에 문제가 있었다는 얘긴가

그 부분은 여직원의 프라이버시이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 팀장에게 해당 직원이 계속 회사를 다니고 싶어하니 잘 가르쳐서 다시 해 보자는 얘기도 했다. 10월에 원래 다시 공연기획팀으로 복기시키려 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은 사장이 말단직원의 인사를 이렇게 자주 변경하나

직원의 인사권은 사장이 갖고 있다.

-현재 문체부 감사를 받고 있는데. 사임 의사가 있나

문체부 감사는 이번주에 끝난다. 나는 마음을 비운 상태다. 사임 관련해서는 고발당한 경우에는 사표를 내고 싶어도 못 내고, 문체부가 수리하지도 못한다. 모든 것은 조사 결과에 따르겠다.

문체부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문화재단 감사에 관해 “감사는 이번주까지다.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내용을 비롯해 문화재단 전반에 대해 감사하고 있다. 이후 내부 심의를 걸쳐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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