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ellout>

[월요신문 김윤진 기자] 올해 맨부커상에 <셀아웃(The Sellout)>이 선정됐다. 미국 국적의 작가가 맨부커상을 받은 것은 48년 맨부커상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26일 맨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이 작품을 선정하며 “조너선 스위프트나 마크 트웨인 이래 보지 못했던 강렬한 위트로 현대 미국사회의 핵심을 파고들었다. 진지하고 탁월한 문학”이라고 평가했다.

이 작품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폴 비티의 4번째 소설이다. 작품 줄거리는 아프리카계 흑인 ‘봉봉’이 전직 엑스트라였던 흑인 호미니 젠킨스를 노예로 부린 죄로 법정에 서면서 시작된다. 

봉봉은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살아가는 농부인데, 노예제와 인종분리 정책을 부활시키는 등 황당한 행동을 한 죄목으로 법정에 선다. 이후 작품은 괴짜 심리학자였던 아버지 밑에서 특이한 교육을 받으며 자라난 봉봉의 어린 시절과 봉봉의 아버지가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과거 등을 보여준다. 비티는 이 소설로 미국 내 부조리한 인종 문제를 훌륭한 블랙코미디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지난 2015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심사위원회는 “이 작품은 작가의 고향 로스앤젤레스의 풍경을 충격적이고도 예상을 벗어날 만큼 웃기게 그려냈다”며 "이 도시와 주민들의 초상을 애정과 신랄한 역설을 담아 그리면서 인종간 관계와 가정, 해결책에 대한 뻔한 시선을 피해 갔다"고 평가했다.

심사위원회는 이어 "작가는 묘할 만큼 솔직하고 선의를 지닌 영웅을 그려냈다. 이 영웅은 자신의 부패한 세상을 순수하게 바라보며 오늘날 미국의 현실과 같은 결말로 이끈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은 백인 경찰의 흑인 사살 논란 등으로 흑백갈등이 고조된 상황이다.

런던 길드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트로피와 5만 파운드(약6921만원)의 상금을 받은 비티는 수상소감에 앞서 “나는 글쓰기가 싫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이어 비티는 "(이 자리에 서기까지의 과정은) 오랜 여정이었다. 글쓰기는 내게 힘이 됐다"고 밝혔다. 수상작인 셀아웃에 대해 "이 책은 어려운 책이다. 쓰기 어려웠다. 읽기 어렵다는 것도 안다. 모든 사람들이 서로 다른 각도에서 읽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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