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오른쪽). <사진=뉴시스>

[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프랑스 우파 야당이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피에르 를루슈 공화당 의원이 헌법 68조를 근거로 의회에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올랑드 대통령은 자신의 대담집 <대통령이 이렇게 말하면 안되는데>에서 기자들에게 국가 기밀을 누설해 논란이 일었다.

올랑드 대통령은 자신의 대담집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화학무기로 민간인들을 학살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뒤 아사드 대통령을 암살할 것을 지시하고 그의 본거지를 파괴할 계획을 세웠다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올랑드 대통령은 자신이 소속된 사회당 당원들을 비난하고 “할복하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책이 출간되자 공화당은 물론 사회당 내부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며 ‘역풍’을 맞았다.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선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는 “올랑드 대통령은 자격이 없다”고 말했고 같은 사회당인 마뉘엘 발스 총리 역시 “부끄럽고 분노한다”며 등을 돌렸다. 이에 2012년 5월 취임 당시 53%에 달하던 올랑드 대통령의 지지율은 4%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올랑드 대통령의 탄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대다수의 의견이다. 탄핵안 요청이 처리되려면 발의 의원 외 다른 의원 58명이 서명한 뒤 국회사법위원회 논의를 거쳐야 한다. 이후 고등탄핵법원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는데, 이 과정에만 수개월이 넘는 시간이 소요된다. 도중에 검찰이 대통령 수사를 기각할 수 있다.

하지만 대선이 채 반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탄핵안 발의가 올랑드 대통령의 재선 출마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공통된 분석이다. 프랑스는 5공화국 이후 현직 대통령이 재선 출마를 하지 않은 적이 없지만, 이미 사회당 내부에서는 다른 대선 후보를 물색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최순실게이트로 국정 지지율이 5%까지 떨어져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과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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